IPO 시장 침체에…1월 공모주 '열에 일곱'은 재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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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등 10개 기업이달 기업공개(IPO) 시장에 큰 장이 선다. 육가공 플랫폼 미트박스글로벌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최대어인 LG CNS 등 10개 기업이 IPO를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 가운데 7개 기업은 지난해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곳이다. 이들 기업은 공모 규모를 축소해 증시 입성에 재도전한다.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관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은 총 10곳이다. 스팩을 제외한 일반 기업 수는 지난해 1월(6곳)에 비해 4곳 늘었다. 작년 하반기 심사를 마친 기업들이 이달로 상장 일정을 미룬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아 일정이 밀린 기업도 가세했다.기관 수요예측을 한 달 이상 미룬 ‘재수생’도 적잖다. 10개 기업 가운데 미트박스글로벌, 피아이이, 데이원컴퍼니, 샴양엔시켐, 아이지넷, 아이에스티이, 와이즈넛 등 7개 기업은 작년 12월 코스닥시장 상장에 실패해 올해 재도전하는 기업이다.
이달 기관 수요예측
미트박스글로벌 등 7곳
작년 실패…재도전나서
규모 줄이고 공모가 낮춰
기업들은 공모주식 수나 공모가를 줄여 상장에 재도전하고 있다. 미트박스글로벌은 희망 공모가를 당초 2만3000~2만8500원에서 1만9000~2만3000원으로 17~19% 하향 조정했다. 2차전지 검사장비 기업 피아이이는 작년 5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우회 상장에 실패한 뒤 직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기업도 공모가 희망 범위를 최초 제출한 가격(6800~7600원) 대비 41~34% 낮춘 4000~5000원으로 제시했다. 2차전지 시장이 침체기를 이어간 결과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와이즈넛은 공모주식 수를 170만 주에서 90만 주로 줄였다. 공모주식 수를 줄이면서 전체 공모금액도 감소했다. 유통 주식이 적을수록 거래량이 감소해 주가가 급등락하는 ‘품절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반도체 장비 기업 아이에스티이도 오는 21~27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했지만 공모주 시장이 침체되면서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상장을 미루면서 공모 물량을 종전 160만 주에서 130만 주로 줄였다. 이에 따라 희망 공모가 범위를 기준으로 한 공모금액은 126억~148억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873억~1026억원으로 감소했다.
IPO 기업이 잇따라 자진해서 공모가를 깎거나 공모주식 수를 줄이는 건 IPO 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공모가 거품’이 빠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공모주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