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악재만 쏟아지네"…삼전 개미들 어쩌나 [종목+]

삼성전자 목표가 줄줄이 하향

삼성전자 오는 8일 4분기 실적 발표
증권가 "4분기 영업익 8조5000억 추산…메모리 수요 부진"

"D램 등 가격 부진 계속…비용 증가도 반영"
"HBM 매출 개시 늦어져…연간 실적 눈높이 하향"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최혁 기자
증권가가 오는 8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에 대해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메모리 수요 부진과 비용 증가로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4분기 이익 측면의 개선을 기대했으나 수요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어려운 업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만3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17.2% 하향 조정했다.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77조 9494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5536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추정치(매출액 80조1700억원, 영업이익 11조 549억원) 대비 매출액은 2.77%, 영업이익은 22.63% 각각 눈높이가 낮아졌다.

이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DR5를 제외한 PC, 모바일을 중심으로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다시 시작되면서 범용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며 "지난해 3분기부터 반도체 부문의 연구개발 투자가 크게 증가했고 선단공정 전환에 따른 초기 생산량 증가 비용도 올 1분기까지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8만5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낮추며 "올 1분기 DDR4와 DDR5 가격 하락, 북미 핵심 고객사에 대한 HBM3e(5세대 HBM) 양산 공급 지연이 예상되면서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 전망치를 12%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그는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우호적인 환율에도 불구하고 비메모리 적자 지속으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도 계절적 비수기와 재고 조정 지속으로 직전 분기 대비 매출액이 16.5%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 눈높이도 낮춰 잡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320조 200억원, 영업이익 39조 801억원으로 예상됐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는 336조 1914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0조2201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각 4.8%와 22.1% 줄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일반 D램 가격 가정을 기존 대비 하향했고, 주요 고객사로의 HBM 매출액 개시도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D램 가격 가정을 기존 대비 낮췄다"며 "낸드 역시 기존 가정보다 보수적인 가격으로 내리면서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김 연구원은 다만 "IT 수요 약세로 메모리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일반 D램 3사 모두 여전히 보수적인 공급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생산 증가폭은 제한적"이라며 "과거 사이클과 달리 가격 하락이 2개 분기 만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가 선반영을 고려하면 1분기 중 비중확대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현 주가 수준이 역사적 저점이라는 점과 올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낮은 기저에 따른 메모리 믹스의 점진적 제고 예상 등 실적 하향 리스크가 안정화되기 시작했다"며 "점진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 부각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