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성비 설 선물'로 녹여요

유통업계 2주 빠른 설 특수에 올인

한우·굴비·청과·주류 세트 가격 낮춰
유명 지역 식당과 콜라보 이색상품 눈길
호텔업계도 한우·수산물·특산물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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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통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소비 침체’였다. 고물가 속에 지갑을 닫는 사람이 많아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치적 불안정 등이 더해져 연말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연초부터 유통업계가 ‘설 특수 선점’에 나선 배경이다. 올해 설 연휴(1월 28~30일)는 예년보다 약 2주 빠른 만큼 마케팅을 앞당겨 설 특수 잡기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는 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해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선물 세트를 대거 내놨다.

○5만원 이하 가성비 선물 인기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9일까지 설 선물 세트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한우는 5~10%, 굴비 20%, 청과 10%, 와인 50%, 건강식품은 최대 60% 할인한다. 가격을 낮춘 비결은 ‘직거래 확대’다. 과일의 경우 신세계백화점 지정 산지인 ‘셀렉트팜’과 직거래 비중을 확대해 가격을 낮췄다. 축산 상품은 신세계 축산 바이어와 지정 중매인이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유통 단계를 줄였다.
현대백화점 설 명절 선물 세트 예약 판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한우, 굴비, 청과, 건강식품, 주류 등 인기 세트 200여 종을 최대 30%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과 현대홈쇼핑 온라인몰 ‘현대H몰’에서도 이달 23일까지 설 선물 세트를 주문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선물을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도 가성비 좋은 2만~6만원대 선물 세트 상품 수를 지난해보다 약 10% 늘렸다.
홈플러스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 /홈플러스 제공
가성비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도 이 수요를 노리고 있다. CU는 올해 설 특별 선물 세트로 1만9990원짜리 ‘고구마말랭이 세트’, 편육·족발 등으로 구성한 1만9000원짜리 ‘실속 육가공 세트’ 등을 내놨다. 주류 선물 세트의 경우 지난해엔 수천만~수억원대 위스키를 선보였지만, 올해는 4만4900원짜리 ‘발렌타인 10년 위스키’를 핵심 품목으로 내놨다. GS25 역시 1만~10만원대 실속형 선물 세트 550여 종을 출시했다. 오는 10일까지 사전 구매하면 1+1, 3+2 등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지역 맛집·특산품으로 차별화

이마트24 설 명절 선물 세트 판매. /이마트 제공
유명 지역 식당과의 협업 등 이색 상품으로 차별화에 나선 업체도 있다. 이마트는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유명 돼지고기 전문점 ‘남영돈’과 손잡고 ‘남영돈 한돈 프리미엄 돼지 세트’를 6만9800원에 출시했다. 부산 한우 맛집으로 유명한 ‘해운대 암소 갈비’와는 한우 세트(행사가 28만6400원)를, 전남 담양의 60년 떡갈비 맛집 ‘덕인관’과는 ‘떡갈비 세트’(행사가 4만7840원)를 기획했다.

호텔들도 설 선물 경쟁에 참전했다. 조선호텔은 이마트와 손잡고 ‘조선호텔 축산 세트’를 내놨다. 볏짚·콩깍지·미강 등을 배합한 곡물을 먹여 키운 소로 만든 ‘조선호텔 화식 한우 구이 세트’, 지역 유명 한우를 콘셉트로 내세운 ‘조선호텔 경주 천년한우 세트’ 등 약 10종을 판매한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도 보양식, 한우, 와인, 침구 등을 선보였다. 가격대는 5만~60만원대로 다양하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제주 만감류(레드향·천혜향 등), 제주 수산물(은갈치·옥돔·고등어), 지리산 벌꿀 세트, 강원도 오일 세트 등 호텔 지점이 있는 지역 특산품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켄싱턴 시그니처 베어 키링 3종, 켄싱턴 시그니처 베어 곰인형 2종, 센트 오브 켄싱턴 리드 디퓨저 등 자체브랜드(PB) 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