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AI 기업' 전환…통신망·데이터센터 신성장 동력 발굴

통신업계 새해 전략

SK텔레콤 '글로벌 AI 컴퍼니'
글로벌 통신사와 제휴·투자 확대

KT 'AICT 컴퍼니'
한국형 AI 모델 상반기 선보여

LGU+ '그로스 리딩 AX 컴퍼니'
스마트폰 AI 비서 상품 개발
통신업계는 올해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AI의 핵심 인프라인 통신망과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지난해 AI 기업이 되기 위해 기반을 닦았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수익화에 나선다. 특히 기업 간 거래(B2B) 분야에 AI를 접목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가입자를 빠르게 늘린 5세대(5G) 이동통신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정부의 요금제 인하 압박이 거세지는 등 본업인 통신업이 정체 상태에 빠진 것도 변신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 통신 3사 ‘AI 기업 변신’ 잰걸음

6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글로벌 AI 컴퍼니’를 목표로 AI 인프라, AI 전환, AI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도이치텔레콤, 싱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설립하는 한편 앤스로픽, 퍼플렉시티, 람다 등 AI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올해는 AI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통신 분야를 담당하는 MNO(무선통신)사업부, B 유선·미디어사업부, 엔터프라이즈사업부와 AI와 관련한 에이닷사업부, GPAA(글로벌 퍼스널 AI 에이전트)사업부, AIX(AI 전환)사업부, AI 데이터센터(DC)사업부 등 7개 사업부 체제로 개편했다.

‘AICT(AI+정보통신기술) 컴퍼니’를 비전으로 내세운 KT는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과 자회사 전출을 통해 조직 슬림화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AI·클라우드·정보기술 분야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도 맺었다. 5년간 2조4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한국형 AI 모델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AI 전환 전문기업을 설립하기로 했다.

첫 결과물은 올해 상반기에 나올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이다. 소규모언어모델(SLM) 파이 3.5 기반의 산업별 특화 제품도 선보인다. 한국어를 기반으로 데이터·법·규제·문화·언어를 국내 실정에 맞게 최적화할 방침이다. 투자 금액 2조4000억원 중 절반은 인프라, 나머지는 한국형 AI 개발 등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LG유플러스도 ‘그로스 리딩 AX(AI 전환) 컴퍼니’를 목표로 체질 개선 중이다. 지난달 신설한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이 스마트폰, 인터넷TV(IPTV)에서 활용하는 AI 비서 상품 개발을 주도한다. 매년 4000억~5000억원씩 2028년까지 누적 3조원가량을 AI 사업에 투자한다는 목표다.

○ 상반기 중 주파수 재할당 계획 발표

본업인 통신업은 상황이 좋지 못하다. 최근 몇 년 동안 통신사들은 5G 가입자 증가 효과를 누렸다. 하지만 작년 10월 말 기준 5G 가입자가 전체의 61.7%까지 늘어나는 등 5G 시장이 성숙기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도 거세다. 2만원대 5G 요금제부터 데이터 구간을 세부화한 요금제 등이 잇달아 나왔다. 작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그동안 단말기유통법 때문에 금지됐던 번호이동 고객 대상 ‘전환지원금’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시장 경쟁 활성화를 이유로 단말기유통법이 제정 10년 만에 폐지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통신 3사가 판매장려금과 거래 조건 등을 두고 담합했다며 최대 5조5000억원에 이르는 과징금 제재를 추진 중이다.주파수 재할당도 올해 관심사다. 현재 3G, LTE 주파수 용도로 쓰고 있는 800㎒·900㎒·1.8㎓·2.1㎓·2.6㎓ 대역 총 370㎒ 폭의 이용 기간이 내년에 만료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주파수에 대한 재할당 세부 방안을 상반기 안에 내놓을 방침이다. 이용이 저조한 3G 주파수는 재할당 시점 도래 전 조기 종료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제4이동통신 무산으로 사용이 보류된 28㎓ 대역은 추후 연구반 논의를 통해 용도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3년 말 할당 취소된 28㎓를 활용하고 통신 3사 과점 체계를 바꿔 경쟁을 강화할 목적으로 제4이동통신을 추진했다. 스테이지파이브를 중심으로 한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작년 1월 4301억원에 주파수를 낙찰받았지만, 자본금 납입 문제로 7월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취소 통지를 받았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