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캐나다 총리, 이르면 오늘 당대표 사임 발표"

트럼프 취임 앞두고 정치 혼란
서방 국가 권력 공백 확산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로이터)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조만간 자유당 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캐나다 매체 글로브 앤드 메일은 소식통 세 명을 인용해 트뤼도 총리가 이르면 6일 자유당 대표직에서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트뤼도가 사임 계획을 언제 발표할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8일 예정된 주요 전국 의원총회 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도 트뤼도 총리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트뤼도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발표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전했다.트뤼도 총리는 최근 여당인 자유당 의원들로부터 사임 압박을 받아왔다. 여론 조사 지지율을 토대로 자유당 의원들은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뤼도 총리는 2013년 자유당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자유당은 3위로 밀려났지만 이후 2015년 연방 선거에서 승리하며 트뤼도 총리가 총리직에 올랐고 3연임을 이어왔다.

하지만 임기 내내 각종 구설에 휘말렸고 이민자 유입, 주택난, 인플레이션 등으로 국민의 신임을 잃어갔다. 2019년 선거에서 다수당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하원에서 20석을 잃었고 2021년 선거에서도 승리했으나 단독 과반 의석을 얻는 데는 실패하며 제3야당인 신민주당(NDP)과 연합을 맺었다. 신민주당은 인플레이션 대처 실패 등을 이유로 자유당에 대해 지지를 철회했고 최근 트뤼도 총리의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선언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지난달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캐나다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을 놓고 트뤼도 총리와 마찰 끝에 사의를 표했다. 한 소식통은 글로브 앤드 메일에 “트뤼도 총리는 자신이 더 이상 머물 수 있는 길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트뤼도 총리가 사임 발표와 함께 즉시 사임할지 아니면 새로운 자유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지는 불확실하다. 유력한 자유당 대표 후보로는 프릴랜드 전 부총리, 숀 프레이저 전 주택부 장관, 도미니크 르블랑 공공안전부 장관,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장관, 아니타 아난드 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미국에서 새 행정부 출범이 2주 남은 가운데 서방 국가의 권력 공백이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초 하원의 정부 불신임안 가결로 미셸 바르니에 내각이 해산됐다. 독일에서는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신호등 연정이 붕괴해 다음 달 23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트뤼도 총리가 사임할 경우, 향후 4년간의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조기 선거 요구가 새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