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하리' 솔라 "옥주현 언니처럼 '믿고 보는 배우' 되고 싶어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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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타하리' 솔라 인터뷰그룹 마마무로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쏟아냈던 솔라는 요즘 '마타하리'라는 이름으로 무대 위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년 삼연 이어 네 번째 시즌도 열연
"옥주현 더블 캐스팅? 부담감 없다"
"이전보다 발전…순수한 아이 같은 면 부각"
2022년 삼연에 이어 올해 네 번째 시즌까지 뮤지컬 '마타하리'에 출연하고 있는 그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를 매력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첫 뮤지컬 데뷔작이었던 만큼 '마타하리'는 솔라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 솔라는 "인생 첫 뮤지컬이라 그 자체로도 내겐 너무 의미 있다. 작품에 대해 자세히 찾아보고 책도 읽었다. 극 자체가 재밌게 꾸며진 것 같아서 준비하면서 점점 더 빠져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타하리'와의 인연에는 김문정 음악감독이 있었다. 김 음악감독으로부터 '마타하리' 출연을 제안받은 솔라는 "이게 내가 해도 되는 건가?"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의심은 곧 확신이 됐다. '마타하리'에 대해 전혀 몰랐던 그는 책을 읽던 중 마타하리의 삶이 머릿속에 그려졌고, 이내 욕심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첫 뮤지컬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솔라는 "난 열심히 했는데 안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그걸 피드백이라 생각하고 공연하면서도 고쳐나가려고 노력했다. 삼연 때는 내가 봐도 아쉽다"면서 "이번에는 좋게 얘기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자신감 있게 하고 있다. 물론 지금이 더 완벽하다는 건 아니지만 조금 더 발전했다"고 밝혔다.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설 때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솔라는 "가수 활동 때는 혼자 이끌어 가는 거니까 동선이나 안무가 조금 틀려도 자유롭게 대처할 수 있는데, 뮤지컬은 몇백명의 사람들이 같이 만들어가는 하나의 작품이라 조금만 틀려도 너무 많은 사람한테 민폐를 끼치는 거더라. 그래서 더 떨리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발전한 부분에 관해 묻자 "삼연 때는 (주어진 걸) 한다는 거에 급급했다. 약속한 대로 AI처럼 했는데 이번에 준비하면서 연출님을 비롯해 주변에서 감정이나 연기, 노래에 여유가 생겼다고 하더라. 내가 느끼기에도 이전에는 대사 한 톨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하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그 안에서 감정에 따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여유가 생겼다"고 답했다.
솔라 표 마타하리만의 특징에 대해서는 "조금 더 순수하고 아이 같은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타하리가 관능적이고 섹시하게만 치부되고 있는 것 같았다. 가수들도 무대 위에서 엄청나게 화려하지만, 그렇다고 무대 아래에서도 갑자기 치명적인 척을 하진 않는다. 마타하리도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순수한 아이 같은 면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조금 더 부각해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마타하리'는 옥주현이 2016년 초연부터 참여해온 작품이다. '마타하리' 하면 옥주현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냐고 하자 "그런 부분은 없었다"고 즉답했다.
솔라는 "어차피 뮤지컬을 처음 하는 거기도 하고, 주현 언니는 이미 뮤지컬계 여왕님 같은 존재라서 같이 하면서 더 견제하거나 그럴 상황은 아니기도 했다. 같이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되게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난 항상 내 앞길만 생각하는 사람이라 다른 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 스타일대로 갈 거니까 굳이 다른 거에 소비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옥주현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었다. 솔라는 "주현 언니는 베푸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목에 좋은 제품을 많이 추천해 주고, 계속 모니터해주면서 보컬적인 부분도 도움을 준다. 특히 넘버 '마지막 순간'을 부를 때 입는 하이라이트 의상이 있는데 지금까지도 내 옷에 큐빅을 달아주고 있다. 의상팀이 있는데도 직접 작업할 정도로 '마타하리'에 애정이 크다. 극 중 의상 디자이너를 해주는 '안나' 캐릭터 이름을 따서 '옥안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도움을 준다"며 웃었다.
마마무 멤버들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문별은 '마타하리'만 무려 20번을 관람할 정도로 팬이라고. 솔라는 "이 작품을 굉장히 좋아한다. 나보고 돈을 내라고 한다. 내가 사서 자기가 보겠다고 하더라. 너무 재밌다면서 페어 별로 다 봤다"고 전했다. 이어 "화사는 '왜 이렇게 슬프냐. 너무 슬프다'라고 했고, 휘인이는 아직 안 봤다"고 덧붙였다.
뮤지컬과 알아가는 단계인 솔라는 "공연할 때마다 힘들다"면서도 "마치 내가 마타하리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그 순간이 되게 짜릿하더라. 무대에서 춤을 추고 노래한다는 건 똑같지만 다른 누군가로 산다는 자체가 재밌었다"고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밝혔다."지금은 조금 더 완벽한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 중에 있어요. 많은 관객분께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관객분들은 '이 배우는 믿고 본다'는 게 있더라고요. 저도 더 열심히 해서 '이 배우는 믿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지경에 이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바로 옆에 있는 주현 언니가 믿고 보는 배우잖아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