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다운이라더니 거위털 이것밖에?"…대기업도 터졌다

이랜드 '후아유', 패딩 충전재 함량 미달 논란
'구스 다운'이라더니 오리털이 70%
쓱닷컴·네이버 등서도 버젓이 판매
서울 한 후아유 매장. /사진=이랜드월드 제공
'구스다운(거위털)' 제품이 실제로는 오리털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었다. 무신사에 이어 이랜드도 패딩 점퍼 충전재 혼용률을 잘못 기재한 게 확인돼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이랜드 산하 이랜드월드 패션 브랜드 '후아유'의 구스다운 점퍼 제품 거위털 함량이 충전재 검사 과정에서 기준치에 미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제품은 충전재 비율이 거위털 80%와 오리털 20%로 기재돼 있는데, 실제 검사에선 거위털 30%, 오리털 70%로 확인됐다.이랜드월드 측은 조동주 대표 명의 입장문을 통해 "해외 현지 파트너사의 품질 보증만을 신뢰하고 자체적 검증 절차를 소홀히 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면서 "후아야는 해당 사실이 확인된 즉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였으며 현재 유통 중인 제품 전량에 대해 회수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회수되는 즉시 전량 폐기될 예정이다. 단 리콜 조치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해당 상품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쓱닷컴 등 다른 플랫폼에서는 계속 판매되고 있다.
패딩 충전재 오기재에 대해 고지한 상품 Q&A 내용. 사진=이랜드몰 캡처
앞서 무신사도 입점 브랜드의 패딩 제품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 문제가 불거졌다. 무신사 입점 브랜드인 라퍼지스토어는 덕다운(오리털) 아르틱 후드 패딩 제품이 '솜털 80% 사용'이라고 표기했으나 실제 사용량은 약 3%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다운 표기를 하려면 제품의 솜털 비율이 75% 이상이어야 한다.라퍼지스토어는 다른 재킷 상품에 지퍼 위조품을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결국 무신사는 이 브랜드를 퇴점 조치하고 대상 상품 리콜 및 환불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다른 무신사 입점사 인템포무드 역시 상품 정보에 기재된 패딩 충전재 혼용률이 실제와 달라 구입 고객들에게 전액 환불한 바 있다.
무신사에서 판매한 덕다운 아르틱 후드 패딩. /사진=무신사 캡처
인디 패션 브랜드에서 불거진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 문제가 번지면서 패션업계 전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우려되는 상황. 중국에서 배드민턴 셔틀콕을 재활용해 만든 ‘가짜 다운재킷’ 폭로가 제기된 데 이어 국내 브랜드에서도 상품 정보 허위 기재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때문에 패션 플랫폼의 판매 중단 및 환불 등 사후 조치뿐 아니라 입점 단계에서부터 상품 정보 허위 기재가 없도록 검증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신사는 '삼진 아웃' 초강수를 뒀다. 조사 대상 상품군 상세 정보를 수시로 점검해 세 번 문제가 적발되면 퇴출한다는 내용이다. 이랜드 역시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100% 환불 및 마일리지 보상, 상품 전량 리콜 조치 계획을 밝히며 사과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