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쌀딩크' 된 김상식 감독…베트남, 미쓰비시컵 정상

결승 2차전서 태국에 3-2 승리
지휘봉 잡고 8개월만에 우승컵
6년전 박항서 감독 신화 이어가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49)이 ‘쌀딩크 신화’를 재현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8개월 만에 동남아시아 최대 축구축제인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에서 우승하면서다.

김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은 지난 5일 태국 방콕 라차망칼라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태국에 3-2로 승리했다. 3일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1로 이긴 베트남은 합계 5-3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66)이 이끌던 2018년 대회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로 동남아 축구 정상에 올랐다.지난해 5월 부임 후 처음 나선 미쓰비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 감독에게 베트남 국민과 언론의 찬사가 이어졌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 감독의 뒤를 잇는다는 의미에서 김 감독에게 ‘제2의 쌀딩크’라는 별명도 붙었다. 쌀딩크는 박 감독의 별명으로 베트남의 쌀과 히딩크를 합성한 신조어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베트남 국민의 승리”라며 “끝까지 싸워 이겨준 우리 선수들이 항상 헌신한 부분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명예 회복에도 성공했다. 2021년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생활을 시작한 그는 데뷔 시즌 K리그 우승, 이듬해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2023년 5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고 이후 1년 동안 야인 생활을 한 바 있다.

박 감독이 팀을 떠난 뒤 잠시 침체기를 겪은 베트남은 이번 우승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을 치르게 됐다. 베트남은 오는 3월부터 라오스 말레이시아 네팔과 아시안컵 본선 진출권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 김 감독은 “큰 산을 하나 넘었지만 더 높은 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있을 아시안컵 예선전, 연말에 있을 SEA게임(동남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