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서구 문명의 민낯' 고발…남아공 출신작가 쿠체
입력
수정
지면A2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소설가 존 맥스웰 쿠체(84·사진 가운데)는 잔인한 서구 문명의 위선을 비판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쿠체는 1940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네덜란드계 아버지와 영국계 어머니 가정에서 태어났다. 케이프타운대에서 수학과 영문학을 전공한 쿠체는 한때 영국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1974년 소설 <어둠의 땅>으로 데뷔한 그는 1980년 출간한 <야만인을 기다리며>로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일생에 한 번 받기도 어려운 부커상을 1983년과 1999년에 각각 <마이클 K>와 <추락>으로 두 번 받았다. 한 작가에게 두 번 수여하지 않는다는 전례를 깬 것. 다만 쿠체는 두 번의 시상식 모두 불참했다. <추락>은 백인 정권에서 흑인 정권으로 권력이 이양된 남아공을 배경으로 추문에 휩싸여 추락한 중년의 백인 교수가 자신과 딸의 명예를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최근 국내에서 24년 만에 재출간됐다.
쿠체의 작품은 체제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진보적 인물을 내세워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폭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200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