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업자 찾는 나라사랑카드, 은행권 '軍心 잡기' 총력전

연 20만 명씩 신규 고객 늘어
최장 8년간 160만명 확보 가능
3월 선정 앞두고 막판 경쟁 치열

국민·기업, 사업권 유지 안간힘
신한 재탈환·하나 신규진입 노려
국군 장병의 필수 카드인 ‘나라사랑카드’ 새 사업권을 놓고 은행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8년간 160만 명에 달하는 신규 가입자를 확보할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다. 업계에선 ‘황금알’을 노린 막판 눈치작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는 3월까지 ‘3기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발된 은행은 내년 1월부터 최장 8년간 사업권을 갖는다. 연간 약 20만 명의 신규 입대자를 감안하면 최대 160만 명의 신규 가입자와 수조 원에 달하는 장병 월급 계좌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나라사랑카드는 병역 판정 검사 때 발급돼 군 복무 기간은 물론 예비군 기간까지 10년 가까이 사용한다. 급여통장을 비롯해 체크·교통카드로도 활용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매해 20만 명가량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올해부터 병사 월급이 인상돼 은행으로선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며 “평생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20대 신규 고객을 얻는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사업권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 은행은 2016년부터 2기 사업자로 선정돼 10년 동안 나라사랑카드를 운영해왔다. 국민은행은 군마트(PX), 대중교통 20% 할인, 병사 무료 상해보험 서비스 등을 내걸어 신규 고객을 확보해왔다. 누적 계좌는 270만 좌에 달한다. 차기 사업권을 따내고자 전역 장병의 취업을 돕기 위한 국군 장병 취업박람회 등도 운영 중이다.

기업은행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장병내일준비적금’을 앞세우고 있다. 작년 6월에는 군 장병의 자산 관리, 복무 정보 등을 제공하는 비대면 서비스 ‘IBK군인라운지’를 선보였다.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막바지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이달 직업군인 전용 예금·대출 상품도 출시한다.나라사랑카드 1기 사업자인 신한은행은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나라사랑카드 유치 전담 조직을 꾸린 뒤 군과 관련해 다양한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며 “나라사랑카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진입을 노린 은행들도 군심(軍心)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입찰 과정에서 그간 군인을 위해 펼친 마케팅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나은행은 작년 9월 군인공제회와 퇴직급여를 담보로 납부 총액의 90%까지 생활자금을 저금리로 빌려주는 군인공제회 퇴직급여 적립금 대출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 경험이 있는 은행뿐만 아니라 나머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까지 최대 10곳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