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 마치고 2년만에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돌아온다

국립현대미술관 신년 계획 발표
서울, 과천관에 대형 상설전시 부활
이건희컬렉션 작품들도 대거 나와

김창열, 이대원 등 국내 작가 조명
론 뮤익 비롯한 세계적 작가도 초청

경북 경산에 새 수장고 확보
서울관 2층은 점면 개조 나서
문경원&전준호, 뉴스프럼노웨어, 2011-2012
국립현대미술관 대규모 상설전시가 올해 부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7일 신년 전시계획과 주요사업을 발표하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과천관에 한국 근·현대미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형 상설전시를 마련하겠다"며 "전시와 연계한 상설 교육 프로그램도 머련해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한국미술의 정수'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관 470평, 과천관 1000평 공간에 국립현대미술관이 가진 1만 1800여 점의 소장품 중 대표 작품들을 엄선해 하이라이트 전시로 이뤄진다.부활한 상설전시에서는 이건희컬렉션 작품들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이건희컬렉션은 지난 2년간 지역 10개 기관에서 이뤄진 순회전을 마치고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에 돌아온다. 과천관에는 1900~1980년대까지의 작품을 시대, 주제, 작가별로 펼친다. 서울관에서는 196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래현, 작품, 1971
김창열, 이대원, 신상호 등 독보적인 한국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도 관객을 만난다. 덕수궁관에서는 오는 12월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대표 화가 중 한 명인 이대원의 작고 20주년 기념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서울관에서는 오는 8월 '물방울 작가'로 알려진 김창열의 작고 이후 첫 회고전이 열린다. 과천에서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거장 신상호의 대규모 개인전을 선보인다.

세계 유명 작가를 초청해 국제전도 연다. 서울관에서는 올해 첫 전시로 호주 태생 조각가 론 뮤익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외국 순회전과 교류전도 확장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국내 전시의 순회전이 중국과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 이뤄진다.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 기념,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공동주최전도 이뤄진다.
론뮤익, In Bed, 2005.
수장고 포화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수장공간도 확보했다. 한국조폐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현재 사용 중지되어 공실인 경북 경산시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 지하동을 신규 수장공간으로 활용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 추가 수장공간 확보를 통해 현재 90%에 달하는 수장고 포화문제를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술관의 근간인 소장품 수집과 보존, 연구의 뼈대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관 교육동 전면 개조에도 나선다. 기존 2층 공간을 개조해 어린이 및 청소년, 가족 단위 관객으로 하여금 작가와 함께 예술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MMCA 아트랩' 공간을 새롭게 만든다. 어린이 특화 전시실, 아카이브 전시, 가족라운지 등 새로운 공간을 조성해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할 예정이다.
황규백, 사다리, 1979
세계 속에서 한국미술의 위치를 정립하기 위한 전시들도 선보인다. 한국 근현대미술에 대한 연구 기반 전시 '한국 근대미술 재발견'시리즈가 덕수궁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는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전을 열고 한국 근대화가들을 재조명한다. 청주관에서는 전후(戰後) 새로운 미술을 선도했던 모던아트협회 화가들을 집중 조명한 전시가 개최된다.작가 지원과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하고 발표하는 것도 도와준다, 작가 지원비를 제공하여 작가들의 창작 기회를 열어주고, 대중과의 소통 기회를 넓혀 작가 육성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신진작가 프로그램 '젊은 모색 2025'가 과천에서 대규모로 펼쳐지고 가을에는 '올해의 작가상 2025'이 서울관에서 개최된다. 여기에 서울관 서울박스에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대규모 설치작품을 제작·전시하여 현대미술의 실험성과 잠재성을 제시할 'MMCA x LG OLED 시리즈'도 올해 첫 선을 보인다.
김창열, 회귀 SNM93001, 1991
한국미술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국내외 연구자 및 작가와의 국제교류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올해부터 국제학술 공공프로그램 'MMCA 리서치 펠로우십'프로젝트를 열고 저명한 현대미술 연구자들을 국내로 초청한다. 올해는 알렉산더 알베로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교수를 초청할 예정이다. 2027년에는 할 포스터 프린스턴대학교 교수가 한국을 방문한다. 이들은 일정 기간 국내에 거주하며 한국현대미술의 현장을 돌아보고 강연, 세미나 등 연계 공공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청중들과 교류의 자리도 갖게 될 예정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의 키워드로 '변화무쌍'과 '막불감동'을 꼽았다. 김 관장은 "변화무쌍의 정신을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의 목표로 삼고 변화와 실험을 이어가며 다양한 예술을 조명하겠다"며 "이를 통해 '막불감동', 관객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미술관을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 올해 말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최고의 전시'도 선정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