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의 은퇴사용설명서] 나이 들면 줄여야 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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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줄여야 하는 5가지는 말, 음식, 화, 욕심, 차타기라고 한다. 말을 적게 하고, 소식을 습관화하고, 화를 내지 않으며, 욕심을 줄이고, 차를 타지 않고 걸으면 나이 먹어서도 욕먹지 않고, 건강을 챙기면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 들며 노욕이 발동해 말이 많아지고, 과식을 하고, 괜히 화를 내고, 무엇이든 욕심을 내고, 짧은 거리도 차를 타고 이동한다면 좋지 않은 평판을 듣거나, 건강에 좋지 않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말을 줄여야 한다. 말을 줄이는 것과 함께 목소리도 줄여야 한다. 말을 많이 하면 그만큼 책임질 일도 많이 생기고, 자신의 말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말로서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는 옛말이 의미하는 것은 말실수를 줄이라는 것이다. 무조건 입을 닫으라는게 아니라 필요한 말과 좋은 말은 하되, 불필요한 말과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단 잘 들어주고 말을 독점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말을 독점하는 사람은 대화할 줄 모르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말을 독점하면 친구가 사라진다. 그렇다고 대화를 아예 단절하는 것은 좋지 않다. 쓸데없는 말을 줄이라는 것이지 대화가 필요한 사람과는 당연히 대화를 해야 한다. 두 번째, 음식량을 줄여야 한다. 나이 들면 소화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소식을 하면 뇌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질 뿐 아니라, 체중이 줄어들며 허리와 무릎의 부담이 줄고, 목과 어깨도 가벼워진다. 또한 몸에서 독소가 빠져 혈액순환도 좋아진다. 붓기가 빠져 얼굴 라인도 살아나고, 뱃살도 들어가서 젊은 시절 몸매로 돌아갈 수 있다. 인류 역사 내내 배불리 먹는 것이 숙원이었지만, 이제는 영양 과잉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사는 동안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소식을 하는 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량과 함께 주량도 줄여야 한다. 노인이 술에 취해 주정을 하거나 비틀거리는 모습은 아주 보기 싫다. 자칫 추한 꼴을 볼 수도 있다.
세 번째, 화를 줄여야 한다. 분노는 단순히 성질이 나는 상태가 아니라,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인 상태다. 미워하는 마음, 좋아하는 마음, 싫어하는 마음, 미안한 마음, 당황스러움, 방어 심리, 불안함, 피곤함 등이 뒤섞여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감정이라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이고, 사람에 대한 감정은 다층 구조로 복잡하다. 자기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모를 때가 더 많다. 자기 스스로도 잘 모르는 감정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사람이 되는 길이다. 이걸 못하면 화낼 상황도 아니고 화낼 분위기도 아닌데 그냥 화를 내버리게 된다. 결국 자기 혼자만 바보가 되는 것이다. 공자는 화가 날 때는 그것으로 인해 닥칠 수 있는 어려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화를 내서 해결되는 일이 있으면 좋지만 세상일이 그렇지 않다. 화를 내서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일이 해결되기는커녕 꼬이기 일쑤다. 화를 내면 분위기가 싸해지고, 인간관계는 틀어지고, 마음은 흥분되어 있고, 혈압은 올라가고, 조금 지나면 자신이 민망해지고 미워진다. 화내서 벌어진 일에 대한 수습과 책임만 남게 된다. 사과도 해야 하고, 해명도 해야 하고, 자책도 해야 하고, 문제는 여전히 그대로 남는다.
네 번째, 욕심을 줄여야 한다. 욕심은 만병의 근원이다. 욕심을 다스리지 못하면 화를 불러온다는 옛 성년들의 말씀이 차고 넘치지만, 우리는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과 비교해가며 더 가지려고 한다. 운동 욕심에 몸이 망가지고, 돈 욕심에 사람도 돈도 잃는다. 탐욕이 커져만 가니 사기꾼의 달콤한 말에도 잘 넘어가고, 때로는 사기인 줄 알면서도 눈감고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다 더 큰 화를 입기도 한다. 춘추시대 초나라의 철학자 노자는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라고 했다. 스스로 만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분에 맞게 머물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언제까지나 편안할 수 있다.다섯 번째, 차량 이동을 줄여야 한다. 걸어 다니는 게 좋다. 하루 30분 이상 걸으면 혈액순환 증가, 우울증 완화 및 뇌기능 활성화, 불면증 완화, 심혈관 질환 예방, 호흡기 기능 증진, 스트레스 완화, 면역 기능 증진, 허리와 다리 근력 증대, 골다공증 예방, 체내 노폐물 배출 등 만병통치약을 복용한 것과 다름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땀이 흐를 정도의 중강도 운동을 매주 최소 150분 정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중장년기에 들어서면 균형 감각에 초점을 맞춘 운동과 함께 낙상 예방을 위해 일주일에 이틀 이상은 근력 운동도 같이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균형 감각 운동중 대표적인 것이 한 발로 오래 서있기다. 다리를 바꿔가며 1분씩 해본다.
살면서 조심하고 줄여야 할 것들이 많지만, 최소한 위의 5가지만이라도 실천해 보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구건서 심심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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