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병원서 환자들이…" 팬데믹 공포에 전문가들 "과민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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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PV 동시다발 급증…인도·말레이시아 등 비상북반구에 계절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가운데 중국에서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가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에 중국발 팬데믹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HMPV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의 일종으로 치명적이지 않다고 설명하며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전문가들 "예전부터 존재하던 질병, 증상 경미"
스트레이츠타임스 "베이징 병원은 다소 붐비는 수준"
7일 뉴델리TV(NDTV)는 "중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지 5년 만에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HMPV)의 발병이 급증하고 있다"며 "SNS에 따르면 중국 병원과 화장터가 압도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도 전국에서 7명의 발병자가 나왔다"고 보도하며 라이브 섹션(실시간 보도 업데이트 창)을 마련하는 등 인도 언론들은 앞다퉈 호흡기 질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중국 측은 '우려할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으나, 주변국은 신뢰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3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번 시즌 중국의 호흡기 질환은 작년에 비해 덜 심각해 보이고 확산 규모도 작다"고 진화에 나섰다. 국영 중국중앙TV(CCTV)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HMPV에 대한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선 1월 4일에 2023년 대비 2024년 HMPV 사례가 45% 증가했다는 등의 보도가 쏟아지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HMPV의 증상은 기침, 발열, 코막힘 등이며 심한 경우 폐렴이나 기관지염이 발생한다. 감염된 사람이 기침할 때 배출되는 공기 중 물방울에 노출되거나, 오염된 표면에 접촉해 전염된다.
중국 내에서 다양한 호흡기 질환 유행으로 치료제 사재기 등이 일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에선 지난달부터 인플루엔자 환자가 증가했다. '조플루자'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인플루엔자 치료제 발록사비르 마르복실 20㎎ 두 정 세트는 중국에서 그간 222위안(약 4만4000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일부 온라인 시장에서 300위안(약 6만원) 이상에 팔린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HMPV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 언론에선 이날 관련 보도가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HMPV가 예전부터 존재해온 계절성 유행 질환이라고 설명하며 과민반응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실험실에서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전혀 새로운 코로나19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1월 6일에 베이징의 두 지역 병원을 방문했을 때, 환자가 꾸준히 왔지만 긴 줄은 없었고 시설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역시 이날 "HMPV는 지난 수 세기 동안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고 대부분의 사람을 일생에 한 번은 감염됐을 확률이 높다"고 보도했다. 검사와 질병 감시가 개선되면서 수년 전에는 알아차리지 못했을 HMPV가 검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상처로 중국 HMPV에 과도한 두려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호흡기 질환 입원환자의 대부분이 A형 독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존스홉킨스 보건안보센터의 아메쉬 아달자 감염병 전문의는 HMPV의 증상은 대부분 경미하다고 설명하며 WP 기자에게 "2018년이었다면 당신이 이 문제로 전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