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고속도로'가 뭐길래…무더기 발견에 과학계 '술렁'

英 채석장서 1억6600만년 전 공룡 이동 흔적 발굴
영국 최대 규모…한 방향으로 발자국 200여개

영국 옥스퍼드셔의 한 채석장에서 발굴된 공룡 발자국 유적 모습. /사진=EPA

영국의 한 채석장에서 약 1억6600만년 전 공룡 발자국 200여개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이는 영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룡 발자국 화석지다.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버밍엄대 과학자들이 지난해 여름 옥스퍼드셔의 한 채석장에서 최소 5마리의 공룡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 200여개를 발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굴된 발자국들은 약 1억6600만년 전 이 지역에 서식한 초식공룡인 케티오사우루스 네 마리와 육식공룡인 메갈로사우르스 한 마리가 각각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한 마리의 발자국은 152.4ｍ에 걸쳐 이어져 있었고, 다섯 마리 중 네 마리는 모두 같은 북쪽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공룡들이 한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걷듯 흔적을 남긴 이번 유적지를 두고 학계에서는 '공룡 고속도로'라는 별칭을 붙였다고 WP는 전했다.

영국 옥스퍼드셔의 한 채석장에서 공룡 발자국 유적을 발굴하는 모습. /사진=AP

발굴을 주도한 커스티 에드거 버밍엄대 미고생물학 교수는 "이들이 모두 같은 목적지를 향해 이동했는지 알 수 없지만, 케티오사우루스 등 용각류 공룡들은 무리 지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또 "이번에 발굴된 발자국들이 동시에 남겨진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보존 방식 등으로 봤을 때 발자국이 남겨진 간격은 길어도 몇주 또는 몇개월 이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굴된 발자국의 간격과 깊이로 봤을 때 공룡들이 전력 질주하거나 빠르게 걷기보다는 시속 약 4㎞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걸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