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살리자"…稅혜택에 '마통'도 뚫어줘
입력
수정
지면A24
지자체, 소상공인 지원 총력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이 내수 불황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12·3 비상계엄,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이어 한파·대설 등 이상 기후까지 겹쳐 손님과 매출 하락 직격탄을 맞았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금융 혜택을 확대하는 등 소상공인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계엄·참사 겹치며 매출 하락
돈암시장 대표마트까지 폐업
서울, 비상경제회복금 등 2.1兆
경기 소상공인 전용 카드 발행
○“코로나19 때보다 어렵다”
7일 서울 성북구 돈암시장 서문의 랜드마크로 통하던 대형 채소 할인마트에서는 ‘폐업 세일’이 한창이었다. 인근 장위동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평소 배추, 대파 같은 채소류가 인터넷보다 저렴해 종종 들렀는데 없어진다니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이기완 돈암시장 상인회장은 “돈암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마트였는데 이번에 문을 닫으면서 유동인구가 많이 감소할 것 같다”며 “비상계엄과 여객기 참사 이후 매출이 반 토막 나고, 추운 날씨로 저녁 손님까지 줄면서 그야말로 바닥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도심의 한 평양냉면 집은 한창 때인 저녁 6~7시인데도 손님이 세 팀뿐이어서 종업원이 손님보다 많았다. 비슷한 시간 서울 성북구의 한 냉동삼겹살 전문점도 10개가 넘는 테이블 중 달랑 2곳만 차 있었다. 식당 주인 A씨는 “사람이 너무 안 와서 인건비가 더 들어가는 지경”이라며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점심 장사를 접고 오후 4시부터 영업하고 있다”고 했다.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10~12일 다양한 업종의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2%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응답 시점까지 사업장 방문 고객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50% 이상 감소’라고 답변한 소상공인이 37.7%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50% 감소’가 25.3%, ‘10~30% 감소’는 20.2%로 집계됐다.
○총력 지원 나선 지자체들
벼랑에 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지자체마다 새해 들어 각종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다. 돈암시장이 속한 성북구는 오는 14일 서울 자치구 발행액 중 최대 규모인 ‘성북사랑상품권’ 400억원을 발행한다.서울시는 1일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2조1000억원 규모의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2000억원 규모 비상경제회복자금을 신설하고, 전용 마이너스통장인 ‘안심통장’을 2월 말부터 발급하기로 했다.경기도는 6일부터 국내 첫 소상공인 운영비 전용 카드인 ‘경기 소상공인 힘내GO’ 카드를 내놨다. 자재비, 공과금 등 필수 운영비에 한해 최장 5년간, 6개월 무이자로 사용할 수 있다. 최대 50만원 캐시백에 세액공제 혜택까지 제공된다. 업체당 한도는 최대 500만원이다.
강원도는 올해 전체 예산 7조8000억원 중 70%를 상반기 집행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역대 최대 규모인 6000억원을 조기 투입할 예정이다. 충청남도는 올해 중소기업 제품의 공공 구매율을 84%에서 9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경상북도는 경북신용보증재단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2%포인트, 소상공인에게 1%포인트 이자 감면 혜택을 준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