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차 체포시도 앞두고…경호처 단속나선 경찰

대통령경호처장에 3차출석 요구
불응 땐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
관저 요새화…특공대 투입 검토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선 대통령 경호처를 정조준하고 있다. 경찰은 박종준 경호처장에게 3차 출석 요구하고 불응 시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경호처가 철조망과 차벽을 쌓아 대통령 관저를 요새화하면서 경찰은 특공대·형사기동대 등의 대대적 투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7일 박 처장에게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오는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3차 통보했다. 박 처장은 이날 2차 출석 요구를 거부하고 관저에 칩거하고 있다.특수단은 이날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이광우 경호본부장에게도 박 처장과 같은 시각 출석을 요구했다. 김성훈 경호차장 출석 기한은 8일 오전 10시까지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경호처 지도부가 계속 출석을 거부할 경우 차례로 체포영장을 신청한다는 게 특수단 방침이다. 특수단은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가 33군사경찰대·55경비단 일반 병사를 저지조로 동원한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기한 연장을 감안해 이날 2차 체포 작전 방식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한 이후 경호처가 재차 ‘결사 항전’ 의지를 드러내면서 공조본의 고민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첫 집행 당시 대형 버스 1대만 관저 철문 뒤편을 막고 있었지만, 현재 관저 내엔 여러 대의 버스가 겹겹이 차벽 형태로 배치돼서다. 공조본이 2차 저지선을 우회해 통과한 산길에는 철조망이 설치됐다.

요새가 된 관저를 뚫으려면 경찰 특공대·형사기동대를 동원하고 장비를 가진 소방당국에도 협조 요청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영장 집행 시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위험 상황에선 무장한 특공대가 동원된다. 특수단은 경호처 요원들이 총기를 지참한 만큼 ‘대통령 체포’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특공대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1차 집행에서도 특공대·형사기동대 투입이 검토됐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공수처 직원과 경찰 일부는 “경호처의 총기를 보고 위협을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2차 집행에 대한) 여러 가지 방안을 앞두고 공수처와 협의 중”이라며 “1차 작전 때보단 더욱 확실하고 적극적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