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 "올해 코스피 5% 상승…美 증시는 11% 오를 것"

삼성증권 30억 이상 고객 조사
국내 주식 매수 시기 2~3분기

투자 유망 업종은 AI·반도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순서

절반 이상 채권 비중 늘리겠다
Getty Images Bank
고액 자산가들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5%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을 매수할 시기로는 오는 2~3분기를 꼽았다.

○“미 증시 11% 이상 상승”

3일 삼성증권이 이 회사에 30억원 이상을 맡긴 초고액 자산가 3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평균 5.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주식 매수 적기로는 38.5%가 2분기를, 30.4%는 3분기를 예상했다. 1분기(20.5%), 4분기(10.6%)를 고른 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등 굵직한 일정을 소화한 뒤 2~3분기부터 국내 주식 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자산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증시가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S&P500과 나스닥의 올해 상승률을 각각 평균 11.3%, 11.7%로 내다봤다. 미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30% 이상 급등할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자도 각각 5.3%, 3.5%를 차지했다. 많은 고액자산가들은 미국 증시에 투자하기 어려운 점으로 환율을 꼽았다. 응답자의 41.0%는 “환율 전망이 어려워 미국 주식 투자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정보가 투자를 방해한다”는 의견도 29.1%에 달했다.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38.2%가 인공지능(AI)·반도체를 꼽았다. 지난해(50.6%)보다 선택 비중이 줄었다. 대신 제약·바이오·헬스케어가 유망하다는 응답률은 작년 1.7%에서 올해 22.5%로 크게 올랐다. 방산·로봇(13.5%), 2차전지(6.2%), 자동차(5.1%), 미디어·콘텐츠·엔터테인먼트(4.5%) 등이 뒤를 이었다. 인터넷·게임주, 면세·유통·화장품주를 가장 유망하다고 본 이들은 각각 3.9%에 그쳤다.

○절반은 “채권 비중 늘릴 것”

자산가 중 주식형 자산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는 이들은 44.9%였다. 지난해(62.5%)에 비해 줄었다.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자 하는 응답자들이 투자를 희망하는 국가로는 미국(47.8%)이 한국(40.6%)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절반 이상인 51.1%는 채권형 자산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확대하려는 채권형 자산으로는 미국 국채(33.7%), 한국 국채(22.3%), 국내 회사채(13.7%) 등을 들었다.

응답자의 86.7%는 “주식과 채권에 자산을 고루 배분해 투자할 것”이라고 답했다. 주식과 채권금리형 상품에 각각 6 대 4 비중으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자가 28.6%로 가장 많았다. 각각 4 대 6 비중으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자(21.1%)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두번째로 가장 많은 응답을 기록했던 “8 대 2 포트폴리오’는 지난해(21.7%)보다 감소한 20.7%를 기록했다.

올해 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화두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55.9%)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을 꼽았다. ‘국내 정세(17.2%)’, ‘미·중 무역 분쟁 해소(8.4%)’, ‘주요국의 금리 인하(7.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금융시장을 가장 잘 표현할 사자성어로 ‘ 오리무중(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금융 환경)’과 ‘교토삼굴(다양한 대안을 준비해 위기에 대응)’이 꼽혔다. 응답자의 30%가 각각 두 사자성어를 선택했다. 이외에도 ‘전전긍긍(두려움이나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14.1%)’ , ‘고진감래(일시적인 손실이나 어려움을 견디고 버티면 결국 수익을 얻을 수 있음·12.8%)’ 등도 순위권 안에 들었다. 대부분의 응답자가 녹록지 않은 새해 금융시장을 전망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