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귀 대비?…저커버그, 페이스북 '팩트체킹' 기능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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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라는 뿌리로 돌아갈 때"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가 미국에서 게시물에 대한 사실 확인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기조에 운영 정책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저커버그, 트럼프와 관계 개선 노력 이어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영상 연설을 내고 “미국 내에서 제3자 팩트체크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실수와 검열이 너무 많은 지점에 도달했다”며 “이제는 표현의 자유라는 우리의 뿌리로 돌아갈 때”라고 설명했다.제3자 팩트체크 프로그램은 메타가 2016년부터 제공한 콘텐츠 사실 확인 서비스다. 메타는 전 세계의 팩트체크 기관과 계약을 맺고 허위 주장을 걸러내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의사결정위원회 등을 설립해 가짜뉴스에 적극 대응하기도 했다.
메타는 이 팩트체크 프로그램 대신 사용자 참여형 수정 모델인 ‘커뮤니티 노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커뮤니티 노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X(옛 트위터)를 인수한 뒤 팩트체크팀을 해체한 뒤 만든 기능이다. 논란이 되는 콘텐츠에 대해 사용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달 수 있다.
앞서 2021년 1월 페이스북은 당시 트럼프 당선인 지지자들이 일으킨 의사당 폭동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당선인의 계정을 차단한 바 있다. 당시 저커버그 CEO는 “트럼프의 발언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방해하고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차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페이스북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서야 트럼프 당선인의 계정을 복구했다.저커버그 CEO가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저커버그 CEO는 대선 직후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을 찾아가는가 하면, 이번 취임식을 위해 100만 달러(약 14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메타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공화당 인사인 조엘 카플란을 메타의 글로벌 정책담당자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