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산유국 꿈' 이뤄진다…베트남서 또 유전 발견

사진=허문찬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자원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이 베트남에서 유전을 추가 발견했다. 1998년 지분 투자로 처음 베트남 광구 생산에 들어간 이후 계속된 성과다.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주창한 ‘무(無)자원 산유국의 꿈’을 최태원 회장이 대를 이어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유업체 머피오일은 2019년부터 베트남 남동부 해상의 쿨롱분지에 있는 15-2/17 광구에서 탐사 시추를 진행한 결과, 112m 두께의 유층(油層)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광구는 SK어스온이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머피오일(40%),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 PVEP(35%)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광구에 원유와 가스가 얼마나 매장됐는지는 개발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SK어스온은 베트남에서 15-1/05광구(지분율 25%), 16-2광구(지분율 70%) 등 또 다른 개발 및 탐사 시추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15-2/17 광구는 베트남에서 누적 생산량이 두번째인 15-1 생산 광구와 15-1/-5 개발 광구에 인접해 있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인근 광구와 연계 개발로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어스온은 베트남에서의 성공 사례를 발판 삼아 동남아시아에서 자원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잇따른 자원 개발 성공으로 SK어스온의 실적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75억원, 4276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1조1261억원)과 영업이익(3683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와 배터리 업황이 둔화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캐시 카우’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