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플랫폼 경쟁 과열에 결국...LGU+, 스포키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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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키 앱 운영 중단하기로 가닥LG유플러스가 스포츠 종합 플랫폼으로 키웠던 스포키의 앱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다. 스포츠 플랫폼 시장 경쟁이 과열된 가운데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계권 없이 야구 팬층 유입에 한계
'선택과 집중'으로 AX 생태계 구축
오는 3월, 스포키 앱 운영 종료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오는 3월 스포키 앱의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스포키는 LG유플러스가 2022년 9월 선보인 스포츠 팬 플랫폼이다. ‘유플러스 프로야구’, ‘유플러스 골프’ 등의 기존 앱을 합쳐 각종 스포츠 팬들이 모여 소통하는 커뮤니티를 지향해 왔다. 프로야구 개막 시즌이었던 지난해 4월엔 스포키의 월간활성이용자(MAU)가 30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스포키는 ‘스포츠계의 배민’을 지향하면서 경쟁 플랫폼과 다른 전략을 펼쳐왔다. 스포츠 중계뿐 아니라 아마추어들의 연습이나 스포츠 패션 등으로 콘텐츠 영역을 넓혔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승부예측 서비스, 선수들의 기록과 사주를 토대로 한 운세 서비스는 야구 팬들에게 새로운 즐길거리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 선보인 야구 시뮬레이션 서비스인 ‘내맘대로 프로야구’도 플랫폼에 신선함을 더했다.스포키가 운영 중단을 결정한 건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느낀 결과로 풀이된다. 티빙이 지난해부터 프로야구의 국내 온라인 중계를 독점하자 스포키는 이용 유인이 줄게 됐다. LG유플러스는 배구, 당구 등 다른 스포츠 콘텐츠를 가미해 시장 영역을 넓히려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앱 데이터 분석 업체인 센서타워에 따르면 스포키의 다운로드 건수 순위는 지난 7일 국내 기준 35위까지 밀린 상황이다.
AI 사업 집중 위한 선택
스포키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공지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월 5건 이상씩 올라오던 공지가 사라졌다. 경기 실황과 콘텐츠 업데이트는 오는 3월 운영 종료 전까지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엔 초등학생 대상 홈스쿨링 서비스였던 ‘유플러스 초등나라’도 운영을 종료한다. 이 서비스도 출시 당시였던 5년 전엔 CEO 직속 스마트교육사업단의 첫 성과물로 주목 받았지만 원격수업 시장이 크지 못하면서 사업 확대가 쉽지 않았다.이들 서비스의 운영을 중단하는 데엔 AI 관련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홍범식 사장의 대표 선임을 전후해 AI 외 사업들을 일부 정리했다.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이던 인피니스타, 아이들나라,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조직 등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총괄하는 컨슈머 부문으로 이동시켰다. 인피니스타는 선납 요금제용 통신 플랫폼인 너겟을, 아이들나라는 아동 콘텐츠를, CCO 조직은 예능,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맡아왔다.LG유플러스는 AX 생태계 구축을 위한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올해 들어 강조하기도 했다. 홍 사장은 지난 2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모든 사업 및 업무의 목적성을 명확히 하고 노력 대비 고객 감동의 효과가 큰 것을 선정해 자원 투입을 집중해야 한다”며 “AI 기술이 곳곳에 확산하면서 고객 경험의 전 여정에서 초개인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