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를 액체로 만들더니…" 에너지 신기술에 '기대감 폭발'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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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를 액체로 만들어서 전기 저장" 에너지업계의 혁신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더 오래, 더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영국에서 구현된다. 액체 공기 에너지저장장치(LAES)를 통해서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하이뷰파워는 최근 자금 조달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잉글랜드 북서부 맨체스터 인근에 액체 공기 에너지저장장치를 건설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장주기에너지저장(LDES) 시설 중 하나가 될 해당 플랜트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탄소 배출이 없지만 바람 세기와 햇빛 강도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잉 생산된 전기를 저장해뒀다가 전기가 모자랄 때 공급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전기의 특성상 통상 4시간 이내로 저장하는 ESS가 대부분이다. 또한 양수 발전소는 8시간 이상 길게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대신, 대규모 댐이 필요하다는 지리적 한계를 갖고 있다. 하이뷰파워가 개발하고 있는 액체 공기 ESS는 기존 ESS의 이 같은 단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술은 풍력, 태양광 발전량이 풍부한 시기에 전력을 사용해 공기를 정화 및 건조시킨 뒤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다. 액체 공기는 단열된 탱크에 저장되며 전기가 필요할 때 고압으로 펌프질해 재가열 및 팽창되어 고압 가스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터빈을 구동한다.하이뷰파워가 건설 중인 플랜트가 완공되면 300메가와트시(MWh)의 저장 용량을 확보하고 최장 6~8시간 동안 시간당 50MW의 전기 출력이 가능해진다. 2018년부터 소규모 액체 공기 ESS를 운영해 온 하이뷰 파워는 향후 스코틀랜드를 포함해 영국 전역에 4개의 대규모 액체 공기 ESS 프로젝트를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
하이뷰파워의 성공은 작년 여름 자금 조달 덕분에 가능했다. 영국 정부 소유의 국부펀드와 영국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 센트리카 등이 주도한 3억 파운드 규모의 펀딩 라운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다. 리오 틴토와 골드만삭스 파워 트레이딩 등도 펀딩에 참여했다.
그러나 FT는 "많은 장기 에너지 저장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액체 공기 에너지 저장은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하이뷰파워가 진행 중인 첫 번째 프로젝트의 경우 저장 비용은 킬로와트시(KWh)당 약 500파운드로 추산되고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저장 비용이 300파운드/KWh인 것에 비해 비싸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