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웅 닥터나우 대표, 藥 찾아 삼만리…"비대면 진료 '약국 뺑뺑이' 해결할 것"

Zoom In - 비대면 진료 '전도사'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

1년 새 비대면 진료 10배 증가
약품 재고 정보 플랫폼과 연동
"퀵커머스와 시너지 기대"
닥터나우는 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 1위 업체다. 비대면 진료 인프라 구축과 기술 개발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지난해 닥터나우를 통한 진료는 80만 건. 최초 이용자의 절반은 6개월 내에 닥터나우를 다시 찾았다. 그만큼 첫 비대면 진료 서비스에 만족한 환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닥터나우는 최근 정진웅 단독대표(사진) 체제로 전환했다. 모건스탠리 출신인 정 대표는 2022년 10월 닥터나우에 합류해 공동대표로 국내 사업을 이끌어왔다. 8일 서울 역삼동 닥터나우 본사에서 만난 정 대표는 “비대면 진료 건수가 빠르게 늘고 법제화 논의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단독대표를 맡게 됐다”며 “계획된 펀드레이징까지 중요한 사안을 잘 풀어나가는 게 올해 과제”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비대면 진료가 한국에서 중요한 진료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닥터나우를 통한 진료 건수는 1년 전보다 10배 증가했다. 비대면 진료가 한창이던 코로나19 시기를 이미 뛰어넘었다. 그는 “감기 등 경증질환 위주로 국민의 삶 속에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비대면 진료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의 불편함을 기술과 서비스 역량으로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게 ‘나우약국’ 제도다. 엔데믹 후 약 배송이 사실상 막히면서 비대면 진료 환자들은 약국 ‘뺑뺑이’를 돌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조제에 필요한 약을 주변 약국이 보유하고 있는지 미리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닥터나우는 의약품 패키지를 구성해 약국에 판 후 약품 재고 정보를 플랫폼과 연동했다. 환자들이 조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 대표는 “나우약국 도입 후 약을 찾기 어렵다는 환자들의 불만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최근엔 의약품을 사지 않은 약국의 재고 정보까지 연동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닥터나우로부터 의약품을 구매한 약국만 플랫폼에서 우대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을 수용해 서비스를 보완했다.

정 대표는 닥터나우 합류 후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서울과 경기 성남시에서 24시간 약 배송 서비스를 한 때를 꼽았다. 코로나19로 약 배송이 한시 허용된 시기였다. 야간 배송비가 비싸 닥터나우가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었다.

그는 “한밤중에 진료받고 약까지 받았을 때 크게 감동한 환자가 많았다”며 “‘살려줘서 고맙다’는 반응은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현행 시범사업에선 약 배송이 사실상 막혀 있지만, 한국의 퀵커머스 역량이 약 배송과 다시 결합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때 이뤄진 ‘30분 약 배송’은 해외 다른 국가들이 따라 하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했다.그는 약 배송에 부정적인 약사들 사이에서 팬덤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닥터나우를 좋아하고 비대면 진료를 기회로 보는 젊은 약사들도 많다는 게 정 대표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며 “아픈데 당장 병원을 찾을 수 없을 때 바로 떠오르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