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동 첫 리모델링 ‘이촌 르엘’…3.3㎡당 853만원에 공사비 합의

코디네이터 합의안보다 공사비 더 낮춰
준공 예정일은 2027년 2월로 조정
조합, 오는 18일 총회 통해 합의안 확정
서울 용산구 이촌 르엘(이촌현대 리모델링) 현장 모습.
서울 용산구 이촌동 첫 리모델링 추진 단지인 ‘이촌 르엘’(이촌현대 리모델링)의 공사비 갈등이 일단락됐다.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조합이 3개월 간의 협상 끝에 3.3㎡당 853만원의 공사비에 합의한 것이다. 준공 예정일 역시 협의 끝에 2027년 2월로 새로 정해졌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과 이촌동 현대아파트 조합은 리모델링 현장 중 처음으로 서울시 코디네이터가 파견돼 공사비 협상을 계속해왔다. 지난 9월 기존 대출 약정에 따라 공사비와 공사기간 확정 후 분양하거나 금융기관의 기한이익 상실 문제로 공사 중단이 예고된 지 3개월여 만이다.지난해 4월 롯데건설은 공사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조합에 기존 3.3㎡당 542만원이었던 공사비를 926만원으로 증액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합의 인허가 지연 등으로 사업기간이 길어져 공사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도 함께 했다.

조합은 롯데건설의 연대보증을 통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던 중이었는데, 대출 연장이 필요해지자 롯데건설에 추가 연대보증을 요구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공사비와 기간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급보증을 할 순 없다는 입장이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수도권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비 최고액이 1137만원으로 책정되는 등 최고액을 돌파하고 있다”며 “리모델링이 재건축에 비해 사업진행 속도는 빠르지만 착공 후 실제 구조체 확인 후 설계변경이 동반될 수 있어 현장 여건에 따라 공사비가 증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결국 조합은 전단채 발행을 통해 기존 대출을 상환했고, 서울시 코디네이터와 용산구청이 중재에 나섰다. 이를 통해 도출된 공사비는 3.3㎡당 866만원, 준공 기간은 2027년 2월이다.

하지만 조합과 롯데건설은 더 좋은 결론을 내기 위해 추가 협의를 진행했고, 롯데건설이 증액 제시한 926만원 보다 73만원 낮고 중재 받은 공사비 보다 13만원 낮은 853만원에 합의서를 체결했다. 조합은 오는 18일 총회를 통해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확정 짓고 갈등을 종결할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지난 3개월간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협의에 임했고, 코디네이터 중재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조합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공사비 조정 및 마감재 변경까지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며 “조합과 최종 협의한 공사비는 착공 이후 안전진단에 따른 구조보수보강비, 철거 전 계획했던 도면과 현장 여건 차이에 따른 변경 공사 등 착공 전 예측할 수 없는 부분까지 포함했다”고 말했다.서울 용산구 이촌동 내 첫 리모델링 단지인 현대아파트는 1974년 준공해 51년 차를 맞은 노후 단지로 기존 규모는 최고 15층, 8개 동, 653가구다. 조합은 2020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롯데건설은 수평 및 별동 증축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최고 27층, 9개 동, 750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