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협,中·EU·멕시코·캐나다에 최대 영향"

작년 대미흑자 395조원 중국,주식·위안화 약세 불가피
미국의 4대 적자국으로 등장한 베트남도 타격 예상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당선자의 관세 위협으로 가장 타격이 클 지역은 무역 흑자 규모가 큰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와 캐나다가 꼽혔다. ·

8일(현지시간) 로이터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으로 가장 영향을 받을 지역으로 중국,EU,멕시코,캐나다를 꼽고 베트남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전 세계 수입품에 최대 10%, 중국 상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와 멕시코 상품에 25%의 수입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처럼 공격적인 관세율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은 낮지만, 무역 전문가들은 관세가 무역 흐름을 뒤집고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첫번째 트럼프 관세 위협의 주 타겟인 미국의 최대 무역적자국인 중국이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올들어 11월까지 2,704억달러(395조원)를 기록해, 만성적인 미국의 최대 무역적자국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은 트럼프 무역전쟁 2.0의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이미 중국 인민은행과 증권거래소는 폭락하는 위안화와 주식 방어에 나서고 있다. 엄격하게 통제되는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7.3위안으로 16개월 만에 가장 약세를 보였다. 바클레이스는 2025년 말까지 위안화가 1달러당 7.5위안이 될 것으로 보고, 미국이 60% 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에서는 8.4위안까지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제는 이미 경기 둔화로 국채 금리가 떨어져 미국채 금리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통화가 타격을 입었다.

분석가들은 중국이 수출업체가 관세의 영향을 피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베트남이 지난 11월 기준으로 대미 무역흑자가 1,131억달러를 넘어서 미국의 4대 무역적자국으로 올라섬에 따라 역시 트럼프발 관세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로 유럽연합(EU) 역시 관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EU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양자간 상품 및 서비스 무역 규모는 1조7,000억달러(2,484조원)에 달한다. 올들어 11월까지 미국의 대EU 무역적자는 2,137억달러(313조원)를 넘어섰다. 유로화는 미국 대선 이후 5% 이상 하락해 2년만에 최저치인 1.03달러까지 떨어졌다.

JP모건과 라보뱅크는 관세의 불확실성으로 올해 유로화가 1유로=1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유럽 중앙은행(ECB)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100bp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은 연준이 40~50bp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돼 유로화에 대한 달러의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약화도 유럽에 타격을 준다. ING의 통화 전략가인 프란체스코 페솔레는 중국과 EU에 동시에 관세가 부과되면 유로화가 이중으로 타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차 문제도 유럽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럽에서는 자동차 주식이 관세 관련 뉴스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6일 워싱턴 포스트가 트럼프의 보좌진이 방위 관련 등 필수 수입품에만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검토중이라는 보도를 내놓자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주가는 5% 가까이 급등했다. 트럼프가 해당 기사를 부인하자 바로 하락했다.

바클레이즈의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 에마뉴엘 카우는 자동차가 무역에 최대로 노출된 소비자 부문중 하나라고 말했다. 자동차와 함께 필수품, 사치품 및 산업재도 영향이 클 전망이다.

관세에 가장 많이 노출된 유럽 주식으로 구성된 바클레이즈의 금융상품은 지난 6개월사이 주요 시장 대비 약 20~25% 하락했다.

세 번 째는 캐나다이다.

트럼프가 11월에 캐나다와 멕시코가 국경 단속을 강화하지 않으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캐나다 달러는 4년 만에 최대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골드만의 분석가들은 25% 관세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캐나다의 무역 협상이 위태로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ING의 페솔은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면 캐나다 달러가 미국달러 대비 현재 1.44에서 1.50수준까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사임하면서 전망은 더 복잡해졌다.
멕시코도 타격이 클 것이다.

지난 해 멕시코 페소는 트럼프의 당선전에도 이미 달러 대비 16% 하락했다. 트럼프가 25% 관세 발언이후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18.6% 떨어졌다. 페소화의 약세는 트럼프의 관세 협박외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법 개혁도 통화에 영향을 미쳤다.

멕시코 수출의 80%가 미국을 향하고 있다. 전 날 발표된 미국의 무역수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대 멕시코 무역적자는 올들어 11월까지 1,572억달러(230조원)로 중국,EU에 이어 세번째로 대미 흑자폭이 크다.

여기에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전세계 국가의 현지 공장이 집중적으로 들어선 곳이기도 하다. 100% 관세 때문에 미국 시장에는 못들어가는 중국의 전기차 회사들도 멕시코에 집중적으로 공장을 짓고 있다. 트럼프는 1기 때도 이민 및 마약 문제 등으로 미국의 남쪽 국경을 표적으로 주시한만큼 2기에서도 큰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