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레 완전체 기대하세요"...발레의 별빛, 글로벌 발레스타 초청 갈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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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 전민철 등 세계적 발레스타 한 자리...세계 최고의 발레단에서 활약 중인 한국 발레 무용수들이 새해 서울에 한데 모여 발레팬들을 만난다.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수석무용수(에투알) 박세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 미국 보스턴발레단 수석무용수 채지영,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을 앞둔 전민철 등 화려한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발레의 별빛, 글로벌 발레스타 초청 갈라공연(이하 발레의 별빛)'을 통해서다.무용수들은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발레과 출신들로, 김선희 교수의 제자들이다. 공연은 오는 2월 정년퇴임하는 김선희 교수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기도 하다. 공연 예술감독을 맡은 김 교수는 지난 8일 중구 롯데호텔에서 공연에 앞선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을 만났다. 그는 "서양의 고전 예술인 발레를 배운 한국인들이 세계 발레의 중심에 서있는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만들 것"이라며 "청국장과 버터의 아름다운 조합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발레의 별빛'은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3회에 걸쳐 공연된다. 우선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특징이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와 같은 클래식 발레부터 미국 발레의 아버지란 별명을 가진 조지 발란신(1904~1983)의 '테마 & 배리에이션', 지금까지도 다양한 작품을 내놓고 있는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드의 '부저드 & 캐스트렐'의 일부 등 고전, 네오클래식(무용수가 토슈즈를 신는 신고전 발레), 컨템퍼러리 발레를 망라했다.
김선희 교수, "청국장과 버터의 아름다운 조합 될 것"
11~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이날 간담회에서는 박세은, 채지영, 최영규, 한성우(아메리칸발레시어터 솔리스트), 홍향기(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등 무용수들도 함께 했다. 김 교수는 제자들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숨기지 않았고 무용수들 역시 은사의 은퇴를 기념해 열리는 이번 공연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발레리나 박세은은 "저희를 키워주시고 세계로 나갈 문을 열어주신 김선희 교수님의 부름을 받고 후딱 달려왔다"며 "동료, 후배들과 함께 무대에 서면 한국 발레의 '완전체'를 이룰 것 같다"고 말했다. 발레리노 최영규도 "세계에서 활동 중인 선후배와 재학생이 무대에 서는 일은 처음"이라며 "리허설을 하면서 각자의 발레단에서 어떻게 춤을 춰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이들은 김 교수의 엄격한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발레리노 한성우는 "영재원 시절, 교수님이 걸어올 때 열쇠 꾸러미 소리가 났는데 '짤랑'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바(발레 연습에 사용하는 기구) 앞으로 달려가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는 "교수님은 모든 동작과 라인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시는데, 그런 트레이닝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영규 역시 "팔의 각도와 같은 세심한 부분도 지적받아 기본기를 수십번 반복하던 때도 있었지만, 그 시간을 견뎌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무용수들 외에도 이날 기자회견에 미코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예술감독, 유리 파테예프 마린스키발레단 전 예술감독(현 발레마스터), 테드 브랜드슨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등 세계적인 발레 리더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인 무용수의 저력에 대해 "매우 규율을 잘 지키고, 무척 열심히 하며 집중력도 대단하다"고 입을 모아 평가했다. 니시넨 감독은 "(보스턴발레단의) 한국 무용수들은 클래식 발레의 기술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현대 발레에 대한 기술도 빠르게 습득해 거의 동시에 마스터한다"고 말했다. 김선희 교수와 이날 함께한 발레 지도자들은 오는 10월 발레 지도자들의 모임인 '서울 발레포럼(가칭)'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발레포럼은 발레의 미래에 논의하고 국제적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발족한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