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주완 "로봇 확실한 미래…휴머노이드 진출" [CES 2025]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자료=LG전자 제공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은 확실한 미래”라며 “가사 노동해방을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초기 버전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 ‘Q9’을 2~3월 ‘베타 테스트’를 거쳐 연말께 출시할 계획이다.

조 CEO는 CES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로봇의 핵심 승부처인 가정을 공략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준비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기존 물류, 배송, 서빙용 로봇에 더해 ‘로봇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휴머노이드까지 내놓겠다는 것이다.이와 관련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Q9에서 이룬 인지·관절 기술 등을 바탕으로 손동작, 걸음걸이 등 휴머노이드 구현에 필수적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를 중장기 프로젝트로 준비하는 한편 ‘가정용 비서’ Q9 등을 통해 초기 시장도 잡을 계획이다. Q9은 이르면 올 9월 국내에 출시된다. 구독 판매를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거나, 최근 출시한 AI홈 ‘LG 씽큐 온’과 연계해 Q9을 대중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 CEO는 지난 6일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에 대해서도 구체적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MS가 수많은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데 거기에 LG의 칠러가 들어간다”라며 “앞으로 ES사업본부가 커나가는 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칠러(초대형 냉방기), 열관리 솔루션 등을 담당하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AI 기술 확산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서다.

조 CEO는 “MS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일반 입찰이 아닌 ‘우대 공급사’로서 칠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MS와 협력 범위는 TV, 스마트홈, 인비히클(차량 실내) 솔루션 등까지 아우른다”며 “앞서 발표한 협업 내용은 ‘티저’ 수준이고 몇개월 내 구체적 내용 또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사업 목표도 제시했다. 미래 먹거리인 구독 사업은 2030년까지 지금의 3배, 플랫폼 사업은 5배로 키우겠다고 목표했다. 두 사업을 합쳐 총 1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LG전자의 구독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75% 급증한 2조원에 육박했다. 웹(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조 CEO는 “구독사업의 핵심은 할부 구매 방식이 아니라 수리, 소모품 교체 등 케어 서비스”라며 “4000~5000명에 달하는 케어 인력을 바탕으로 구독 사업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에 대해서는 “단순 자금조달 목적이 아닌 인도 국민브랜드 도약 차원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가총액이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은 오는 4월께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