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기 겁났는데 이제는"…서울 공기 '확 달라진' 이유 있었다

작년 서울지역 미세먼지 농도
관측 이래 가장 낮아
대기질 개선 정책 영향

'맑은 서울 2030' 관리대책의 성과
시내버스 경유 → CNG로 전환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조기폐차 유도
국내외 기상여건도 양호
한경DB.
지난해 서울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관측을 시작한 2008년 이래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줄고 기상 여건이 좋았지만, 미세먼지를 저감하려는 서울시 차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9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2008년 26㎍/㎥ 대비 약 32% 감소한 17.6㎍/㎥로 조사됐다. 초미세먼지 '좋음'인 날은 176일로 2008년 86일 대비 2배 이상 늘었다.서울시는 미세먼지 관리대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한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첫 임기 때인 2007년 ‘맑은 서울 2010’ 발표 후 시내버스의 ‘탈 경유화’를 이뤘고, 2022년에는 시즌 2인 ‘더 맑은 서울 2030’을 발표했다. 초미세먼지 농도를 해외 선진국 수준인 13µg/㎥ 까자 낮추는 게 목표다.

우선 서울시는 미세먼지 발생원 중 하나인 매연을 줄이기 위해 서울 시내 경유 시내버스를 2014년까지 CNG 버스로 전환했다. 배출가스 5등급 경유 차량을 조기에 폐차하거나 매연저감장치(DPF)를 부착한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노후경유차 저공해사업’도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배출가스 4·5등급 경유차를 조기폐차하고 이후 차를 구매하지 않은 시민들에게 5개월간 대중교통(따릉이 포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이용비를 지원하는 ‘기후동행지원금 시범사업’도 전국 최초로 추진했다.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참여자 182명 중 기후동행카드 사용자 170명의 대중교통 이용량이 월 42회에서 66회로 1.5배가량 늘었다.

2019년 12월부터 시행 중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도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겨울철(12월~다음 해 3월)에는 저공해 조치를 하지 않은 전국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평일 오전 6시~오후 9시에 통행을 할 수 없다. 국내외 기상 여건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대기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동북부 지역의 지난해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 역시 36㎍/㎥로 최근 5년의 40㎍/㎥에 비해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풍 유입일은 175일로 최근 3년 평균 161일보다 약 9% 증가했다. 통상 중국발 미세먼지는 북서풍을 타고 서해를 넘어오는데 지난해에는 동풍이 증가해 미세먼지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기 쉬웠다는 것이다. 권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앞으로도 시민들이 맑은 하늘을 체감할 수 있도록 자동차, 가정·사업장, 공사장 등 발생원별 대기질 개선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2050년 무렵부터는 노후 경유 차 운행을 전면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4월 23일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서울 전역 5등급 차량 상시 운행제한을 위한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