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품 쓴다" 말 바꾼 젠슨 황…최태원 '쿨한 반응'
입력
수정
젠슨 황 "GPU 신제품에 삼성 포함"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래픽 D램을 만들고 있는지 몰랐다"고 한 발언을 정정했다.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에 삼성전자 그래픽 D램 제품이 들어간다고 내놓은 것이다.
전날 발언 정정…업계선 "해프닝"
황 CEO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포스 RTX 50 시리즈엔 삼성을 시작으로 다양한 파트너사의 GDDR7 제품이 들어간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파트너사 중 삼성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콕 집어 언급했다. 황 CEO는 전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을 통해 RTX 50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GDDR7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마이크론 제품만 사용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뒤이어 열린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가 들어가지 않는 이유를 묻자 "삼성과 SK는 그래픽 메모리가 없는 것으로 아는데 그들도 하고 있나"라고 되물었다. 다만 이어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말하지 말라"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별 이유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GDDR7 제품은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도 황 CEO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파장이 일었다.엔비디아는 하루 만에 황 CEO의 전날 발언을 정정하면서 수습에 나섰다.
업계에선 단순 해프닝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황 CEO의 발언으로 파장이 일었던 만큼 엔비디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알게 된 계기가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팩트와 다른 발언을 했지만 하루 만에 바로 잡았기 때문에 큰 의도를 갖고 그런 발언을 한 것 같진 않다"고 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황 CEO의 전날 발언을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황 CEO와 만난 뒤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엔비디아는 GPU를 만드는 회사이고 그걸 잘하면 된다"며 "그 안에 어떤 회사의 칩이 들어가는지 디테일까지 젠슨 황이 다 외우고 있을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우리 제품이 각각 어떤 솔루션을 쓰는지 전부 알지는 못한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