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도 속수무책…中 로봇청소기 '역대급 기술' 뭐길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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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락, 작년 '로청' 점유율 40%대삼성전자·LG전자가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였는데도 국내 시장을 장악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주요 생활가전 브랜드들은 연초부터 전에 없던 기술을 탑재한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LG 신제품 출시에도 선두 유지
中 브랜드들, '세계 최초' 신작 예고
1~2월 중 중국 업체 신제품 쏟아져
로보락, 작년 점유율 '40%대 중후반' 선두 유지
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조사 결과 로보락이 지난해 하반기 40%대 중후반 점유율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관에서 진행한 조사에서 로보락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점유율 46.5%로 선두를 달렸다. 삼성전자·LG전자가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자동 세척 기능을 갖춘 올인원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한때 로보락을 바짝 따라붙기도 했다. 지난해 8월 기준 로보락 점유율이 30%대 후반으로 가장 높았지만 삼성전자가 30%대 중반까지 올랐다. 같은 해 3월만 해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9%대에 그쳤지만 삼성전자가 4월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을 출시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뒤쫓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로보락 점유율은 상·하반기 모두 40%대 중후반을 유지해 선두를 지켰다. 국내 업체가 안방을 되찾는 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中 브랜드들, 1~2월 '세계 최초' 신작 예고
중국 브랜드들은 국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이달과 다음 달 중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단 신제품들이 쏟아질 예정이다.당장 오는 13일엔 드리미가 두 개의 '로봇 발'이 달린 'X50 울트라'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접이식 로봇 다리를 들어올려 최대 6cm 높이 문턱이나 계단을 매끄럽게 올라 이동할 수 있는 기술(ProLeap)이 적용됐다. 최소 8.9cm 높이의 소파·침대 아래를 청소할 수 있는 기술(VersaLift 네비게이션 시스템)도 탑재됐다. 흡입력 역시 최대 2만Pa(파스칼)에 달해 현재 업계 최고다.
바닥 물청소를 하는 동시에 물걸레가 실시간 자동 세척되는 세계 최초 로봇청소기도 다음 달 국내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과 중국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에코백스는 '디봇 X8 패밀리'를 소개하면서 분당 최대 200회 회전을 통해 물걸레를 고속·고압으로 세척한다고 강조했다. 진공청소 흡입력은 1만8000Pa에 달한다. 로보락은 다음 달 안으로 업계 최대 흡입력(2만2000Pa)을 가진 플래그십 모델 'S9 맥스V 울트라'를 출시한다. 전작보다 2배 이상 흡입력을 늘렸다. 이 기종은 두께가 7.98cm에 불과하다. 리트랙트센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해 가구 아래 비좁은 공간도 청소할 수 있다.
로보락은 300g 이하 물건을 들어 옮길 수 있는 '로봇 팔'을 장착한 세계 최초 로봇청소기 '사로스 Z70'의 연내 출시를 예고했지만 정확한 시기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샤오미는 이달 15일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샤오미 올인원 로봇청소기 'X20 프로'는 출시 당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64만여명에 이르는 시청자를 끌어모으기도 했다.중국 브랜드들은 약점으로 꼽히는 보안, 애프터서비스(A/S) 문제를 털어내는 데도 적극적이다. 로보락의 기존 플래그십 모델 S8 맥스V 울트라는 글로벌 인증기관 UL 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인증을 획득했다.
에코백스는 앞서 미국에서 자사 로봇청소기가 해킹되는 일이 발생하자 "새로운 국가 인증과 산업 표준을 추가 획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보다 열세일 수밖에 없는 A/S망도 확장하고 있다. 로보락은 롯데하이마트 매장을 이용해 전국 352곳에 이르는 A/S 접수 창구를 마련했다. 드리미는 국내 총판인 코오롱글로벌과 협력해 전국 24곳의 A/S 센터를 확보했다.
가전시장에서 중국 업체와의 경쟁 구도가 '가격'을 넘어 '기술력'으로 고도화되는 만큼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동안 중국 위협에 대해 인식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실제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