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유리창 어디에나 내비 띄운다…현대모비스가 CES서 공개한 '이 기술'은?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디스플레이' 기술 실차 장착해 글로벌 시장 첫 공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CES 2025에서 차량 앞 유리창(윈드쉴드)을 활용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실차에 적용해 글로벌 시장에 첫 공개했다고 9일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이 기술을 기아의 전기차 EV9에 탑재하고 생중계 시연에 나서며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사용자 경험을 선사했다.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은 물리적인 디스플레이 장치 없이 차량 유리창이 그대로 스크린이 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기존 운전석과 조수석에 장착됐던 디스플레이 장치는 모두 사라지고 대신 앞 유리창 하단에 차량 사용에 필요한 주행 정보, 내비게이션, 음악 플레이리스트 등 각종 콘텐츠들이 선명하게 구현된다. 바깥에서 보면 그냥 투명한 유리창이지만 안에서는 온갖 정보가 생생히 전달되며 높은 밝기와 색재현율을 통해 밝은 외부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은 차량 전면 유리창(윈드쉴드) 어디에나 이미지나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HOE(Holographic Optical Element)라는 광학 소자를 활용한 특수 필름을 사용하기에 가능하다.

일반적인 스크린과 달리 빛의 회절 (휘어져 도달하는 빛의 파동 현상) 원리를 이용하는 이 필름은 프로젝터에서 투사된 이미지나 영상을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에 탑승한 사람의 눈 위치로 효율적으로 전달해준다. 이 때문에 운전석에서는 조수석 승객의 화면이 보이지 않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도 구현 가능하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차량 유리창 상단이나 하단, 측면 등 필름을 적용하는 위치에 따라 어디에나 자유롭게 투명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차량 유리창 측면에 필름을 장착하면 마치 스마트폰의 ‘엣지 스크린’이 구현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아직 양산 사례가 없는 이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세계적인 광학 기업 독일 ZEISS와 공동 개발 중이다. 양사는 기술 시너지를 극대화해 내년 상반기 선행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개발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오는 2027년부터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양사 최고경영자(CEO)의 관심도 크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독일 ZEISS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CEO는 현대모비스 CES 전시 부스에서 만나 양사간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양사 CEO는 해당 기술을 직접 살펴보며 향후 긴밀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차량 전면 유리창을 활용하는 디스플레이 기술 외에도 차량 내 운전자와 승객 감지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차량용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로 사업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규석 사장은 "시장 선도 기술 경쟁력과 고부가가치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서도 글로벌 고객사 관계자들을 부스로 대거 초청해 고부가가치 핵심 제품군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 글로벌 고객사 약 18곳을 초청해 30회 이상의 미팅을 진행했다. 현대모비스는 고객사 맞춤 영업을 위해 CES 전시부스에 별도의 ‘프라이빗존’을 마련해 전동화, 전장, 샤시, 램프 등 분야 전략 제품 16종을 전시하고 글로벌 수주 대응을 위한 현장 밀착형 영업 활동을 펼쳤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