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조류인플루엔자 첫 사망자 발생…당국, 백신 재비축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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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류 수출 위축 우려 있어 접종은 차후에"미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당국이 관련 백신을 비축하기로 했다. 다만 가금류의 수출 위축을 우려해 당장 접종하지는 않는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농무부는 상업용 가금류와 야생 조류로부터 퍼지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형에 맞는 가금류용 백신을 다시 구축하기로 했다. 미국은 2014년과 2015년 대규모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이후 가금류 백신 비축량을 늘렸지만, 이 백신은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었다.계란과 칠면조 등 농장 단체들은 가금류를 살처분할 경우의 피해 규모가 크다는 점을 들며 백신의 배포를 촉구해 왔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2년 초 가금류에서 시작된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50개 주에서 야생 및 농장 가금류가 총 1억3000만마리 이상 죽었다. 이 중에 수백 만 마리의 산란계가 포함되면서 계란 도매가격이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종 간 감염도 사회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현재 조류 인플루엔자는 젖소 사이에서도 퍼지고 있으며 사람도 거의 70명을 감염시켰다. 감염자 대부분은 병에 걸린 가축과 접촉한 농장 노동자들이다. 6일에는 첫 인간 사망자도 보고됐다.
다만 농무부는 이번에 백신을 비축한다고 해도 당장 접종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나라가 백신 접종을 한 가금류 수입을 금지하고 있어서다.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은 사노피와 GSK 자회사인 퀘벡의 ID 바이오메디컬 코퍼레이션(IDB), CSL 시퀴러스가 허가를 받은 상태다. 다만 그동안 시판되진 않았다. 미국 정부는 제약사 모더나에도 1억7600만 달러(약 2566억 7840만원)를 투자해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