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카카오, 무안 제주항공 사고 유족에 희생자 지인 정보 제공

과기정통부 "구글에도 희생자 클라우드 정보 요청"
네이버·카카오 "아이디 등 계정 정보는 제공 계획無"
사진=뉴스1
삼성전자와 애플, 카카오가 무안 제주항공 사고 유가족에게 희생자 지인의 연락처를 제공하기로 했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사고 희생자 카카오톡 계정의 지인 연락처 정보를 유족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과기정통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했다.삼성전자와 애플도 과기정통부 요청에 따라 클라우드에 백업된 연락처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카카오는 앞서 개인정보 정책과 기술적 이유 등에 따라 희생자 계정 정보·비밀번호를 유가족에게 전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장례식 안내 등 부고를 위해 연락처가 필요하다는 유가족 요구가 커지자 전화번호에 한해 이러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 측은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계정 관련 정보는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유족 요청이 있을 경우 회원 탈퇴 처리를 돕고 계정에 로그인하지 않아도 일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개된 자료'에 대해서 유가족 편의 제공을 위해 백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네이버는 당시 디지털 유산 관련 정책 사항으로 "회원의 아이디·비밀번호와 같은 계정 정보는 일신전속적 정보여서 유족 요청이 있는 경우라도 이를 유족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일신전속적 정보란 법률에서 특정한 자에게만 귀속하고 타인에게 양도되지 않는 속성을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희생자 휴대전화가 분실·소실된 점을 고려해 개인정보위와 법령 해석 검토를 거쳤다. 검토 결과 전화번호만 제공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삼성전자는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유가족에게 희생자 지인 전화번호를 제공하는 대신 해당 전화번호 소유자의 이름 등 기타 개인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애플은 자사 디지털 유산 정책에 따라 한국 정부와 협의해 유가족에게 희생자 지인 전화번호를 제공할 계획. 애플 계정 소유주는 생전 자신의 데이터에 접근할 관리자 최대 5명에게 접근 키를 부여할 수 있다. 애플은 관리자를 지정하지 않았을 경우를 고려해 일부 서류만 받으면 계정과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해주기로 했다는 것이 과기정통부 측 설명이다.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통신·방송 요금 감면 규모도 확대됐다.기존에는 이동전화 회선당 요금 최대 1만2500원을 지원하고 피해자 가구당 1개월간 인터넷·방송 이용 요금은 50%, 전화 요금은 100% 감면하기로 했지만 지원을 더욱 확대해 희생자는 통신비, 위약금, 잔여 할부금을 전액 면제하고 희생자 가구는 이용요금, 위약금을 지난달과 이달 2개월간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무안 제주항공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장에서 유가족 ·관계자 등의 스마트폰 수리를 지원하는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동통신3사는 공항과 합동분향소에 이동기지국 차량과 전문 인력 배치, 무료 와이파이 등을 설치했고 지난 3일부터 희생자의 이동통신 요금이 과금되지 않도록 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