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놀란 중국도 떠나나…"결국 우려하던 일 터졌다"

"정책 마비 가능성 있다"…中서 나온 韓 투자 비관론

"한국 거리 시위 확대, 리스크 증가로 바라봐"
"제주항공 참사로 중국인 韓 여행 관심도 줄어"
지난해 8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는 모습. 한중 수교 31주년을 기념해 환대 행사가 진행됐다. /사진=강진형 기자
중국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전면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갈수록 악화하는 한국의 국정 혼란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닉 마로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트레이더들이 향후 6개월간 한국 내 거리 시위 확대와 추가적인 정책 마비(policy paralysis)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닉 마로는 "국정 혼란이 지속되는 한, 중국을 포함한 국제 투자자들은 한국을 리스크 증가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라며 "이는 일부 의사 결정이나 예정된 투자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한국 직접 투자액은 전년 대비 266.1% 증가한 58억달러(약 7조3000억원)에 달했다. 한국의 대(對)중국 투자 규모는 작년 5월을 기준으로 연간 1013억달러(약 148조원) 수준에 달한다.

한국의 정치 격변에 더해 지난달 29일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까지 겹쳐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여행 마케팅 업체 차이나트레이딩데스크의 수브라마니아 바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한국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예약이 10∼12% 감소했다"면서 "일부 한국 여행사는 중국에서 온라인 광고 및 프로모션 활동을 중단했다"고 언급했다.

급기야 최근 주한중국대사관은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정치활동에 참여하지 말라"는 내용의 당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해, 여행 업계에서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였다. 2024년 1∼9월까지 중국인 318만명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