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호주로…후끈 달아 오른 한겨울 전지훈련

상금랭킹 '톱10' 6명 베트남行
방신실 뉴질랜드·노승희 태국
박민지는 두 달간 말레이시아
9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전지훈련 중인 빅피쉬골프아카데미. 이시우 제공
동계 전지훈련이 프로골퍼들의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약 8개월간 펼쳐질 한 시즌을 끌고 갈 몸 상태를 만들고, 부족한 점을 보완함과 동시에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박현경(왼쪽부터) 박지영 황유민 김수지.
대다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가 해외에서 새 시즌 준비에 나선다. 추운 겨울엔 국내에 마땅한 훈련지가 없어서다. 개막까지 남은 기간은 약 3개월.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보냈느냐로 새 시즌 성적이 결정되기에 선수들은 신중하게 전지훈련지를 정한다고 한다.올해 가장 인기 있는 전지훈련지는 베트남이다. 지난 시즌 KLPGA투어 상금랭킹 톱10 가운데 6명이 베트남에서 새 시즌을 준비한다. ‘한경퀸’ 박현경을 비롯해 박지영, 황유민, 김수지, 마다솜, 배소현 등이 베트남에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오는 16일 이시우 코치와 함께 베트남으로 향하는 박현경은 “올해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며 “체력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고 퍼팅을 예리하게 다듬을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의 인기 비결은 편리성에 있다. 리조트 내에서 골프 코스와 연습장, 트레이닝 시설을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를 지도하는 코치는 짧은 동선을 활용해 유연하게 훈련 일정을 짤 수 있고, 선수는 이동 등으로 허비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식 조달이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쉽다는 장점도 있다. 이 코치는 “날씨를 비롯해 이동과 식사가 베트남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미국도 여전히 인기 있는 전지훈련지다. 상상인·한경 와우넷오픈 우승자 박보겸이 합류한 삼천리 골프단은 올해도 캘리포니아주 팜 스프링스에 캠프를 차린다. 박보겸은 “미국은 날씨뿐만 아니라 코스 상태도 최상”이라며 “다양한 코스에서 훈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하는 윤이나도 19일 미국으로 출국해 새 시즌을 준비한다.상금랭킹 상위 10위 가운데 이예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호주로 떠난다. 방신실은 뉴질랜드, 노승희는 태국에서 훈련에 들어간다. 원조 대세 박민지는 올해 전지훈련지를 말레이시아로 정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훈련했다. 박민지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지애드스포츠 관계자는 “박민지가 조용히 훈련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올해는 전지훈련지를 바꿨다”며 “말레이시아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두 달간 새 시즌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