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1년, 金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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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덩치 커진 '디지털 금'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금 ETF의 운용자산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지 1년 만이다. 세계 최대 금융시장에서 비트코인이 단시간에 전통 자산인 금을 위협할 정도로 존재감을 키우는 동안 상장부터 거래까지 틀어막은 한국은 ‘크립토(암호화폐) 갈라파고스’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순자산총액 1290억달러 달해
치솟는 비트코인 가격 등 영향
韓 '크립토 갈라파고스' 우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의 순자산총액(AUM)은 한때 1290억달러(약 189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금 ETF의 AUM(1240억달러)을 앞지른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아래로 조정받으면서 비트코인 ETF와 금 ETF 순자산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비트코인 현물 ETF는 세계 ETF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블룸버그를 통해 분석한 결과, 최근 1년간 순유입액이 가장 많은 ETF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였다. 이 ETF에는 지난 1년간 374억달러(약 55조원)가 유입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관련 현물 ETF가 순유입액 기준 상위 5위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연기금 등 기관 투자도 잇따랐다. 운용 규모가 1560억달러(약 230조원)에 달하는 연기금인 미국 위스콘신주 투자위원회는 IBIT를 2억5000만달러어치 매수했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지난 1년 동안 관련 논의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시장 선진화를 위해 가상자산위원회를 꾸렸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은 후순위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형교/조미현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