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당연하고"…또 음악 서바이벌? '언더커버'의 출사표 [종합]

ENA 새 예능프로그램 '언더커버' 제작발표회
/사진=ENA
'언더커버'가 기존의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 세대를 사로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0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카페에서 ENA 새 예능프로그램 '언더커버'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이서영 PD, 박상현 PD와 심사위원 격인 '탑 리스너' 가수 정재형, 박정현, 이석훈, 권은비, 프로듀서 듀오 그루비룸이 참석했다.'언더커버'는 '남의 노래를 나의 노래로'라는 타이틀을 걸고 최강의 '커버' 인플루언서를 뽑는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연출을 맡은 이서영 PD는 "이미 많은 음악프로그램이 있지만, ENA 색깔에 맞는, 신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고 있었고, 이 기획안을 보게 됐다"고 소개했고, 박상현 PD는 "최신 음악 트렌드가, 원곡 가수의 노래뿐 아니라 커버곡을 통해 원곡을 다시 듣는 문화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게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도 소구력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커버 인플루언서들의 노래를 냉정하게 평가해 줄 '탑 리스너'로는 정재형, 박정현, 이석훈, 권은비, 그루비룸이 참여한다. 따뜻함과 냉철함,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고스란히 묻어나 커버 인플루언서들의 무대에 어떤 심사평을 남길지 그들의 심사 스타일에도 이목이 쏠린다.박상현 PD는 "음악 하는 최고의 선배로 정재형 씨를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됐고, 박정현 씨는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걸 보고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해 가장 먼저 섭외했다"고 말했다.

또 "이석훈 씨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의사처럼 정확한 진단, 심사평을 하시는데, 제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할 때마다 거절당해서 이번에도 안될 줄 알았는데 흔쾌히 해주셨다"며 "권은비 씨는 오디션 프로그램 목적이 신입 같은 분들이 알려져야 하는 건데 저 또한 그런 오디션 스타를 모셔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커버 가수들이 결국 자기 노래를 하는 건데, 프로듀서 관점에서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며 "그래서 트랜디한 그루비룸을 섭외했다"고 덧붙였다.이석훈은 '언더커버' 제작진의 러브콜에 응한 이유로 "새로운 프로그램이라 생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석훈은 "한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은 전체적인 많은 연령대가 들을 수 있다는 점, SNS에서 커버가 음악 하는 분들에게 이슈인데, 이런 부분을 반영한 점이 새로웠다"며 "저도 제 커버곡을 기분 좋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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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 대부분은 SNS를 장악한 인플루언서다. '언더커버'에 출연하는 커버 인플루언서들의 SNS 총 팔로어 수는 무려 약 7400만명에 달한다. 장르를 불문하고 각자가 가진 음악성과 목소리 하나만으로 SNS를 장악한 이들이 '언더커버'를 위해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것.

정재형은 "참가자들이 이미 유명한 분들이 많다"며 "접근 자체가 이전의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르다"고 소개했다. 이어 "유튜브나 자기 매체를 통해 자신의 서사를 노출했다"며 "그걸 경연을 통해 비교하게 되는 지점도 재미가 될 거 같다"고 소개했다.또 "제가 개인적으로 노래 잘하는 사람을 안 좋아 한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내면서, "노래는 누구나 잘하고, 노래 보다는 커버니, 원곡자를 제외한 이 노래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봤다"고 솔직한 심사기준을 소개했다.

또 "오디션도 익숙해졌고, 심사평도 익숙해졌다"며 "음악에 대한 관심도가 모든 사람의 취향을 맞추는 시대는 아니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의 입지를 다진 사람들은 좀 더 넓은 곳에 나아가 그의 취향을 알리고 싶어 한다. 이 프로그램은 그런 창구가 된다는 점에서 '이런 음악을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을까'를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정현은 "SNS를 통해 많은 커버 노래를 하고 있어서 기준이 높더라"라며 "저의 경험을 살려 멘토로서 섬세하게 심사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예고했다. 또 "('언더커버'는) 노래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경연이 아니다"며 "한 분 한 분의 개성이 어떻게 살아있는지,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더 봤다"고 전했다.

'커버 1세대' 그렉을 시작으로 '누적 조회수 40억 뷰' 차다빈, 'OST계 블루칩' 빈센트블루 등 이미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네임드 커버 인플루언서부터 쓰복만, 배우 고규필의 아내, '언더커버'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그룹 라이즈 소희의 친누나 등 예측 불가한 신선한 라인업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소희 친누나의 1대1 심사는 권은비가 맡았다. 권은비는 "저도 노래 영상을 유튜브로 봤고, 실제로 보니 정말 잘했다"며 "유전자의 힘이 무섭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 아버지가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덧붙였다.

권은비는 '언더커버'를 통해 심사위원으로 첫 도전장을 낸다. 권은비는 "제가 심사위원으로 참가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저의 예전 모습도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며 "응원하는 마음이 크다. 잘됐으면 좋겠다, 좋은 결과물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싶다"고 말했다.

또 "각자의 개성을 살려 어떻게 재해석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워낙 유명한 분들이 나와서 섬네일도 중요하게 봤다. 어떤 사람을 더 보고 싶은지, 끝까지 노래를 다 듣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지를 봤다"고 나름의 심사 기준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재형은 "은비 씨가 응원한다고 했지만, 촌철살인 심사평이 굉장하다"며 "우리는 노래를 들으면 같이 우는데, 권은비 씨와 그루비룸은 핀셋 심사평을 했다"고 전했다.

그루비룸은 "재밌게, 즐기고 감상하고 있다"며 "저희도 '고등래퍼'나 '쇼미더머니'에서 심사위원을 했지만, 이번엔 현장 분위기가 다정한거 같다"고 이전까지 참여한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전했다.

그루비룸은 트렌드를 리드하는 올라운더 프로듀서로 앞서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고등래퍼', '쇼피머더미' 시리즈 등에도 참여했다.

그루비룸은 "일정상의 이유로 첫 경연에 함께하지 못했는데, 저희는 저희가 참여했던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무드를 갖고 참여했는데 '눈치 없이 얘기했나' 싶어질 정도였다"며 "그렇지만 솔직한 감상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언더커버'는 오는 12일 첫 방송 돼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40분 선보여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