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탄수화물 늘려라" 권고 이후에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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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9
내가 의대에서국 의사가 쓴 <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은 도발적이다. 현대 의학의 주류적 견해를 반박한다. ‘더 운동하고 덜 먹기만 하면 체중이 준다’ ‘스타틴은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좋은 선택이다’ ‘암이란 대개 DNA 손상이 누적돼 생긴다’ 같은 말이 틀렸다는 것이다.
가르친 거짓말들
로버트 러프킨 지음 /유영훈 옮김
정말중요한 / 412쪽│2만2000원
책을 쓴 로버트 러프킨은 영상의학과 전문의인데 고혈압, 통풍성 관절염, 당뇨 전 단계 등을 앓으면서 현대 의학이 권장한 식습관에 의문을 품게 됐다.저자는 “1㎈는 1㎈일 뿐이다”를 현대 의학의 거짓말이라고 지적한다. 열량을 태우는 과정에 인슐린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지방과 달리 탄수화물은 인슐린 분비를 강하게 자극한다. 그런데 1977년 이후 과학자들과 미국 정부는 지방을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는 식생활을 권고했고, 그 결과 비만 인구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각종 생활습관병(성인병)을 앓는 사람도 늘어나게 됐다.
저자의 처방은 설탕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간헐적 단식을 하라는 것이다.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도 내분비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더 나아가 고혈압, 심혈관 질환, 암, 알츠하이머, 정신 질환 등도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인한 대사 기능 장애에서 원인을 찾는다. 지나치게 과감한 주장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의학계에서 논란이 있는 주장이며, 저자의 관점에 반대되는 연구 결과도 많이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