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너무 추워, 잠바 사줘"…한파에 프리미엄 패딩 '불티'

고가패딩 매출 50% 껑충

영하 20도 추위·신년세일 겹쳐
프리미엄 외투·방한용품 '불티'
올해 들어 한파가 이어지자 겨울 패딩 재킷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10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소비자들이 패딩을 입어보고 있다. 김범준 기자
혹한이 이어지자 모처럼 유통·패션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가격대가 높고 마진이 좋은 패딩 재킷 등 아우터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주요 백화점의 아웃도어 브랜드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20~30% 늘었다. 롯데의 매출 증가율이 30%에 달했고 신세계(23.9%)와 현대(22.7%)도 20%를 웃돌았다.특히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아우터는 롯데에서 70%, 현대에서 55.2%, 신세계에서 42.4% 매출이 급증했다. 서울의 체감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9일엔 신세계백화점에서 관련 매출이 하루 만에 245% 폭증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가격대가 높은 거위털, 오리털 패딩 위주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한파특수’가 찾아왔다”고 했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도 한파특수를 누리고 있다. SSG닷컴에선 이 기간 아우터 매출이 20% 늘었고 머플러와 장갑 등 방한용품 매출은 27% 증가했다. LF 자사몰에선 1~8일 아우터 신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월상품 매출은 45% 불어났다.

작년 11월 따뜻한 기온 때문에 겨울 초반 장사를 망친 백화점과 패션업체들은 창고에 쌓아둔 패딩 아우터를 빠르게 매대로 배치해 물량 소진에 나섰다. 백화점 신년 세일 기간과 한파가 겹친 것도 호재다. 국내 주요 백화점은 이달 중하순까지 일제히 신년 세일을 한다. 기본 20~30% 할인에 더해 구매액의 최대 10%를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현대백화점은 신촌점 등 일부 매장에서 몽클레르, 에르노, 무스너클 등 프리미엄 패딩을 20~4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설 연휴 이전에 겨울 패션상품 재고를 소진하지 못하면 ‘헐값’에 아울렛으로 넘겨야 하는 만큼 강한 판촉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한파특수가 유통·패션사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아우터 등 일부 제품에 특수가 한정된 데다 한파 특보가 조만간 풀릴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고환율과 여객기 참사 등의 여파로 매출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유동 인구에 큰 영향을 받는 쇼핑몰과 아울렛, 편의점 등은 한파로 방문객이 줄고 있다.

안재광/라현진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