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모든 회사가 AI와 연결…LS에 기회"

CES서 "전력 수요 더 커져
AI 제품 어떻게 접목할지 중요
하드웨어보다 이젠 SW 경쟁"

中 TCL·하이센스 제품에 눈길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에 마련된 롯데이노베이트 전시관에서 제품을 체험해보고 있다. 뉴스1
“인공지능(AI) 시대에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는 더 확대될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전선, 전력기기 사업은 건재할 겁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시장은 LS그룹에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CES에 나온 모든 AI 제품이 LS 사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AI 제품을 내놓을 글로벌 기업들이 LS의 제품을 어떻게 접목해서 쓸 수 있을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LS그룹은 AI 시대를 맞아 미국 내에서 전선, 전력기기 관련 사업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고,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가 폭발하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LS일렉트릭은 2022년 미국 유타주의 MCM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올해는 미국 전선 계열사 에식스솔루션즈, 슈페리어에식스가 상장을 추진 중이다. 최근 에식스솔루션즈는 3000억원 규모의 프리 IPO(상장 전 자금 조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구 회장은 글로벌 기업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경쟁”이라며 “이번 CES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가 AI 기기보다는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고, 자동차 기업들도 소프트웨어 기술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번 CES에서 인상 깊은 전시로 중국 가전 기업 TCL과 하이센스를 꼽았다. “중국 가전 업체들이 삼성전자, LG전자와 견주어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며 “오히려 하이센스 에어컨의 경우 국내 기업이 겁먹어야 될 정도로 세분화돼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가전 기업이 과거 삼성, LG에 밀려 다른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았는데 삼성, LG도 고심이 많을 것 같다”며 “LS그룹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더 절실해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2018년부터 매년 CES를 찾아 첨단 기술 동향을 점검해 왔다. LS그룹은 구 회장, 명노현 LS 부회장, 최창희 슈페리어에식스 대표를 비롯해 LS전선, LS일렉트릭, LS MnM 등 주요 계열사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지난해 그룹 우수 신사업 아이디어 및 연구 성과를 낸 ‘LS 퓨처리스트’ 20여 명이 이번 전시회를 참관했다.

라스베이거스=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