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베르사체 인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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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사 선정한 뒤 타당성 검토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라다가 베르사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베르사체·코치 합병 무산 두달만
로이터통신은 10일 이탈리아 현지 일간지 일솔레24오레를 인용해 “프라다가 씨티은행을 자문사로 선정한 뒤 베르사체 인수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프라다와 접촉했으나 논평을 거부했다”면서도 “씨티은행은 과거 프라다의 이중 상장 프로젝트를 맡은 바 있다”고 전했다. 베르사체의 모회사 카프리홀딩스는 매각 자문사로 바클레이스를 고용했다.지난해 11월 코치의 모회사 태피스트리는 미국 럭셔리 브랜드 그룹을 세우기 위해 카프리홀딩스를 85억달러(약 12조5000억원)에 인수합병(M&A)하려고 했다. 하지만 독점 규제에 막혀 계약이 무산됐다. 이후 카프리홀딩스는 베르사체 등 보유 브랜드를 판 뒤 마이클코어스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번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클레이스의 자문을 계속 받아 추후엔 지미추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태피스트리의 인수 시도 사례처럼 또다시) 카프리홀딩스 전체가 한 번에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프리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52억달러로 2023년 56억달러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이 중 베르사체는 약 20%에 해당하는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로이터는 “지난해 11월 카프리홀딩스는 태피스트리와의 인수합병 실행 과정상 실수, 세계적인 럭셔리 상품 수요 둔화 등으로 예상보다 더 큰 분기 매출 감소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1978년 잔니 베르사체가 창업한 패션 브랜드 베르사체는 메두사 머리를 브랜드 상징으로 내세우는 등 화려하고 대담한 디자인으로 알려져 있다. 잔니가 1997년 사망한 이후 여동생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프라다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우치아 프라다를 통해 지적이고 엄격한 디자인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작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해 럭셔리산업 불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날 프라다의 베르사체 인수 타진 소식이 전해진 뒤 홍콩 증시에서 프라다 주가는 0.4% 하락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