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 변협 회장 선거 2파전으로…안병희-금태섭 단일화

"특정 세력에 의한 협회 사유화 저지"
안병희, 20일 선거서 김정욱과 격돌
안병희 미래변호사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한중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안병희 미래변호사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한중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안병희(63·군법무관 7회) 법무법인 한중 대표변호사와 금태섭(58·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가 안 변호사로 단일화했다. 이로써 오는 20일 예정된 변협 회장 선거는 안 변호사와 김정욱(46·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안 변호사 측 캠프는 13일 "안 후보와 금 후보가 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특정 세력에 의한 협회 사유화를 저지하겠다는 대의 아래 두 후보가 대승적 결단을 내리기로 했고, 상당한 논의를 거쳐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날 단일화에 합의하고 양측에서 150명의 선거인단을 모은 뒤 이날 온라인 투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겨냥한 '특정 세력'은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를 중심으로 구성된 김 변호사 지지층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변호사는 2015년 로스쿨 출신 법조인으로 구성된 한법협의 초대 회장을 지냈고, 로스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냈다. 지난 선거에서 김영훈 현 회장이 당선되는 과정에서도 한법협 회원들의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금태섭 전 국회의원이 6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24.11.6 /이솔 기자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금태섭 전 국회의원이 6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24.11.6 /이솔 기자
두 후보의 단일화에는 변협 내 한법협 회원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커질 것을 우려한 변호사들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 측 캠프는 "두 후보가 한법협이 더 이상 존재할 이유도 없는데도 일부 변호사들이 이를 집행부 장악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를 막기 위해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금 후보에 감사드린다"며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집행부 교체를 이뤄내고, 절박한 처지에 몰려 있는 3만여 변호사들의 복지와 안녕을 증진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 변호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부족해 여기서 선거 운동이 멈추게 돼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안 후보가 본선에서도 꼭 이겨 변협을 잘 이끌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