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지난해 친환경차 수출 역대 최대…일등공신 '투싼'

전년 대비 3% 증가한 70만7853대 수출
하이브리드 비중 늘어 친환경차 중 56.1%
"대외 수출 여건 악화 속 실적 선방"
현대차 제공
현대차 제공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친환경 차 수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전년 대비 12만 대 이상 증가하며 친환경 차 수출 성장을 주도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수출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 차 수출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70만7853대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이는 이전 최대인 2023년 수출을 넘어선 친환경 차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다. 27만여대를 수출한 2020년과 비교하면 160% 가까이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전체 수출에서 친환경 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7% 수준에서 32% 이상으로 확대됐다.

특히 친환경 차 중 하이브리드 수출은 전년 대비 44.6% 증가한 39만7200대에 달했다. 이는 친환경 차 수출 중 56.1%에 해당한다.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 우수한 연비로 인한 저렴한 유지비 등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 친환경 차 중 최다 수출 모델은 9만3547대가 수출된 현대차의 투싼 하이브리드였다. 투싼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투싼 뒤로 코나 하이브리드(7만353대), 아이오닉5(6만8227대) 순으로 수출됐다. 기아 수출은 니로 하이브리드(6만9545대), EV6(4만2488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3만8297대) 순이었다.한편 친환경 차 및 내연기관차 등 모두를 포함한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전체 수출 대수는 218만698대, 수출액은 53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대수, 수출액 모두 전년 대비 소폭 줄었으나 전년(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수출 200만대, 수출액 500억 달러를 넘겼다/

현대차·기아가 기록한 수출액 533억6000만 달러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기록한 전체 수출액 중 7.8%에 해당하며, 자동차 전체 수출액 708억 달러 중에는 75.4%에 달하는 규모다.

차종별로는 SUV가 전체 수출 대수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SUV 비중은 69.1% 수준으로 150만6287대가 수출됐다.현대차·기아의 최다 수출 모델은 23만1069대를 기록한 현대차의 아반떼가 차지했다. 현대차는 아반떼에 이어 코나 22만2292대, 투싼 15만1171대 순으로 수출됐으며, 기아는 스포티지 13만6533대, 모닝 11만4453대, 니로 11만4430대 순으로 수출됐다.

지역별 비중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55.6%, 유럽 18.7%, 아시아·태평양 9.1%, 중동·아프리카 9.1%, 중남미 5.2% 등이다.

현대차는 1976년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누적 3206만3984대를 수출했다. 첫 수출 이후 28년만인 2004년 1000만대를 달성했으며 2013년 2000만대, 2023년 3000만대를 넘어섰다.기아는 1975년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에 처음 수출한 후, 2011년 1000만대 수출을 달성했다. 이후 9년만인 2020년 200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누적 2409만6355대를 수출했다.

현대차·기아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지속적인 제품·브랜드 경쟁력 강화, 신흥시장 공략 등을 통해 지속적인 수출 확대를 모색할 예정이다.

또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에 대해서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로 대응할 예정이다. 준중형,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확대하고,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 도입도 서두른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만큼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을 추진한다. 올해 현대차는 대형 전기차 SUV 아이오닉 9, 기아는 SUV 전기차 EV3, EV5, 세단형 전기차 EV4 등을 신규 출시할 계획이다.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친환경 차 수출이 역대 기록을 경신하는 등 2년 연속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본원적 제품·브랜드 경쟁력 강화, 유연한 생산·판매 체제 구축, 국내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수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