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구속…법원은 습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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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구속에 대혼란
비상계엄 47일 만에…서부지법 "증거인멸 우려"
尹 지지자들, 창문 깨고 기물 파손…87명 체포
법원행정처장 "30년 법관 생활 중 가장 충격적"

윤 대통령은 이미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모해 지난달 3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국회의 정치 활동까지 금지하는 불법적인 계엄 포고령을 발령하고,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한 것이 핵심 혐의다.
전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윤 대통령은 40분간 직접 변론에 나서 잇따른 국무위원 탄핵 등 사실상 국가 비상사태였기에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고,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구속영장 발부에 “납득하기 힘든 반헌법, 반법치주의의 극치”라며 “대통령의 헌법상 긴급권 행사를 내란죄로 몰아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 측이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윤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불법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법치주의 보루인 법원이 공격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체포 기간을 포함해 최대 20일간 구속 수사를 받은 뒤 다음달 5일께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1심 선고는 8월 초로 예상된다. 내란 수괴 혐의는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중대범죄이나 법조계에서는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1997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받은 무기징역 이상의 형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허란/김다빈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