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올해 車보험료 0.5~1% 내릴 듯…손보사 '상생금융' 동참

손보사 '상생금융' 동참

2022년부터 4년째 보험료 인하
자동차보험, 적자 전환 '경고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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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0.5~1%가량 인하된다. 금융당국이 대규모 이익을 낸 보험업계에 상생금융 동참을 주문하면서다. 폭설 등으로 자동차보험 보상금(손해액)이 급증한 가운데 보험료 인하까지 겹치며 보험사의 손실이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0.5~1%가량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개인용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7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보험료 부담이 4000~7000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기는 회사마다 다르다. 이르면 다음달 책임 개시일이 시작하는 자동차보험부터 인하된 요율이 적용될 전망이다. 책임개시일은 보험 계약 이후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책임이 시작되는 날이다.

올해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되면 2022년 이후 4년째 보험료가 내려가는 것이다. 자동차보험료는 △2022년 1.2~1.4% △2023년 2.0~2.5% △작년 2.5~3.0% 인하됐다.

당초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금융당국이 또다시 상생금융 동참을 주문해 보험료를 소폭 인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물가관리 항목 중 하나여서 보험사가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보험료를 조정한다.

국내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차량이 2500만 대를 넘는 만큼 이번 보험료 인하가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보험료는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주요 품목 중 하나다.

반면 올해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손해율이 급등한 가운데 올해 보험료가 추가 인하되면서 보험사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DB·KB·메리츠·한화·롯데 등 7개 손보사의 지난해 1~1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2.9%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0.1%) 대비 2.8%포인트 뛰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둔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적정 손해율을 82% 정도로 보고 있다. 이를 넘어서면 운영비 등을 고려했을 때 손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통상 겨울철 손해율이 급등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연간 손해율은 평균 83%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정비수가가 올해부터 2.7% 오른 점도 부담 요인이다. 정비수가가 오르면 보험사의 보험금 지출이 증가하고 그 결과 손해율도 상승하게 된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