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비싼 이통사 로밍, 왜 쓰나 했더니…이유 있었네"

설 연휴 해외 여행객 증가 전망에
이통3사 로밍 가입자 유입 '기대'
인천국제공항. 사진=최혁 기자
인천국제공항. 사진=최혁 기자
"원래 알고 있던 로밍은 비싸고 부담스러운데, 이건 로밍 요금을 나눌 수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편리하고 혜택도 많고 그래서 데이터 공유 로밍에 가입했어요."

설 연휴를 맞아 가족과 중국 상하이로 여행을 가는 A(59)씨는 한 이동통신사 데이터 공유 로밍 요금제를 선택했다. 데이터 공유 로밍은 개개인이 직접 로밍 서비스를 신청해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한 사람이 신청하면 친구, 가족 등 여행 동반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26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 공유 로밍 상품의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명절 등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연휴 때 로밍 가입자가 몰린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은 출장보다 가족여행 같은 동반자와 함께하는 여행이 일반적이어서 데이터 공유 로밍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는 지난해 로밍 데이터 공유 서비스를 도입했다. 휴대용 와이파이 기기를 빌려 여러 여행자가 함께 사용하는 '포켓 와이파이' 사용자들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서였다.

이통사 상품의 강점은 이동할 때 별다른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포켓 와이파이는 기기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와이파이 연결이 끊어져 다소 불편이 따른다.편리성에서도 차이가 있다. 포켓 와이파이는 해외 통화도 어려운 데다 계속해서 기기를 휴대해야 한다. 데이터 공유 로밍 상품은 전화통화도 가능하고 들고다닐 기기도 따로 없다.

안전 관련 문자도 바로 받을 수 있다. 로밍을 할 경우 기존에 쓰던 전화번호가 유지된다. 해외 영사관에서 발송하는 긴급 정보 안내를 문자로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SKT 홍보 모델들이 가족로밍 요금제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T 홍보 모델들이 가족로밍 요금제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기존 로밍 상품 대비 저렴한 가격도 이점이다. 예컨대 4인 가족이 SK텔레콤의 3기가바이트(GB) 로밍 요금제를 각자 결제한다면 인당 2만9000원씩 총 11만6000원을 부담하게 된다.로밍 데이터 공유 상품인 '가족로밍'을 결제한다면 요금은 6만2000원에 불과하다. 12GB에 5만9000원인 로밍 요금제에 3000원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5만4000원을 아낄 수 있다.

유심과, 이심(eSIM), 포켓 와이파이와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적게는 1만5000원, 많게는 3만7000원 정도 차이가 난다. 예컨대 4인 가족이 3박4일 상하이 여행을 간다는 가정 하에 유심은 택배비 포함 4만6200원, 이심은 4만3200원, 포켓 와이파이는 2만4800원을 부담한다.
인천공항 1터미널 3층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로밍센터의 모습. 사진=LG유플러스.
SK텔레콤은 대표 상품인 '가족로밍'을 내세우고 있다. 가족 구성원 중 1명이 3000원을 추가해 가입하면 최대 5명의 가족이 로밍 데이터를 함께 쓸 수 있는 서비스다. 가족로밍은 재작년 6월 출시된 이후 이용자 200만명을 돌파했다.KT도 '함께 쓰는 로밍' 상품을 판매한다. 함께 쓰는 로밍은 1명만 요금제를 신청하면 가족·친구 등 최대 4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은 출시 이후 누적 가입자 340만명을 돌파했다. 신년 프로모션으로 각각 4·8·12GB 상품에 1·2·3GB 추가 용량을 2월 28일까지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가족, 친구, 연인과 데이터를 나눠쓸 수 있는 상품을 내세웠다. '로밍패스 나눠쓰기'는 LG유플러스 가입자 중 한 명이 가입한 로밍 패스의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5명의 가족이나, 친구, 연인에게 나눠주는 서비스다. 데이터 8GB(4만4000원) 이상의 상품에 가입하면 1월 31일까지 별도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