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명 울린 '명성황후'…한바탕 웃으려면 '마당놀이 놀음전'

볼만한 공연
매서운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명절. 오래간만에 가족과 나들이하고 싶지만 바깥을 돌아다니기에는 아직 날씨가 너무 춥다. 찬바람을 피해 가족끼리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제격인 공연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뮤지컬, 연극, 그리고 국악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온 가족 위한 국민 뮤지컬 ‘명성황후’

뮤지컬 ‘명성황후’
어린 자녀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뮤지컬 ‘명성황후’가 있다. ‘명성황후’는 1995년 초연해 30년 동안 100만 명 넘는 관객이 본 국민 뮤지컬이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중심으로 조선 말기 우리 뼈아픈 근현대 역사를 그린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 각색한 부분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역사적 사실과 배경을 고증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 작품인 만큼 어린 자녀와 보기 좋다.

한국 관객이 사랑하는 절절하면서도 힘 넘치는 음악이 가득 담겼다. 평소 뮤지컬을 잘 보지 않는 관객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잉꼬부부’ 김소현·손준호부터 신연숙, 차지연, 양준모 등 걸출한 스타들이 무대에 오른다. ‘명성황후’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오는 3월 30일까지 열린다.

차분하게 ‘힐링’하고 싶다면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조금은 차분한 분위기에 젖고 싶은 사람에게는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추천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주인공은 세 자매 사치, 요시노, 치카. 이들은 한적한 바다 마을에서 아버지의 외도로 부모님이 모두 떠난 집에 함께 산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은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이복 여동생 스즈를 만난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모두 잃고 새엄마와 살아야 하는 이복동생이 가여운 세 자매는 스즈에게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

네 자매가 추억과 일상을 공유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가족이 돼가는 이야기다. 차분하고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이다.

한혜진, 박하선, 홍은희, 임수향 등 안방극장에서 자주 만난 친숙한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3월 23일까지 열린다.

왁자지껄 ‘마당놀이 모듬전’

마당놀이 공연
반대로 왁자지껄한 전통 명절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마당놀이 모듬전’ 만한 공연이 없다. 심청전, 춘향전, 흥부놀부전까지 모두가 아는 옛날이야기가 한 무대에 어우러져 우리 전통 공연의 매력이 진하게 담겼다. 공연 시작 전 옛날 시장처럼 엿장수들이 돌아다녀 관객들이 엿을 사서 먹을 수도 있다.

새해 행운을 비는 고사도 열린다. 공연이 시작돼도 배우들이 관객에게 말장난을 걸고, 즉흥 연기를 선보여 매일매일 새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마당놀이의 원조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뿐 아니라 창극 스타 김준수, 유태평양 등 국악 신구 조합도 만날 수 있다. 공연의 대미를 춤판으로 장식하는 신명 나고 에너지 넘치는 작품이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30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