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에 '파생형 ETF' 10년새 두 배

원금 보전되는 '버퍼형'이 최다
수익률 제한…상승장선 불리
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다양한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늘어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상장한 ETF의 40%는 파생상품을 활용한 상품이었다. 10년 전의 20%와 비교해 비중이 두 배로 늘었다. 파생상품을 활용한 상품 가운데서는 버퍼형이 40%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버퍼 ETF는 일정 수준까지 주가가 하락할 때는 원금이 보전되는 상품이다. 하지만 최대 수익률이 제한돼 있어 상승장에서는 불리하다. 대신 만기까지 보유하면 옵션 매매를 통해 약속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기초자산 하루 변동폭의 2~3배만큼 손익을 내는 레버리지 상품은 33%로 두 번째로 비중이 높았다. 국내에서는 상장이 금지된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많은 자금이 몰렸다. 미국 상장 인버스·레버리지 ETF 가운데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순자산 기준 58%에 달한다. 옵션을 활용해 횡보장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커버드콜 상품은 지난해 전체 신상품의 14%를 차지했다.

미국에서 옵션을 활용한 상품이 늘어나는 건 시장 변동성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CNBC는 “미국 증시, 비트코인 등 그간 상승세가 이어진 자산을 중심으로 하락을 방어하거나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수익성을 확보하려는 ETF 운용사들의 전략도 파생 ETF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운용보수가 낮은 대표지수형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운용사들의 급선무가 됐기 때문이다. 옵션을 활용한 상품은 통상 대표지수형 ETF보다 운용보수가 3~4배 이상 높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