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놓치면 안돼"…10만명 줄 세우고 66만명 본 '라방' 뭐길래

'LG 그램' 라방, 알림 신청 10만 넘어
최근 2주간 라방 시청횟수 '127만회'
삼성·LG, 홍보전…같은 날 전면 광고
새학기 전 노트북 수요 공략 총력전
2025년형 LG 그램 프로 홍보 이미지. 사진=네이버 쇼핑라이브 갈무리
2025년형 LG 그램 프로 홍보 이미지. 사진=네이버 쇼핑라이브 갈무리
정보기술(IT)·가전 매출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연초 '노트북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LG전자가 신제품을 앞세워 화제몰이에 나선 데 이어 삼성전자도 신작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번 주 내내 수차례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지난 21일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진행된 '2025년형 LG 그램' 라이브의 경우 사전 알림 신청만 10만6000여명, 실제 라이브 방송 시청횟수는 66만7000여회에 달했다. 이 외에도 LG 그램 신제품은 최근 2주간 네이버·카카오톡 등이 제공하는 라이브 쇼핑에서 약 60만회에 이르는 시청횟수를 올렸다. 이 기간 라이브 누적 시청횟수 126만7000회가량을 기록했다.

2025년형 LG 그램은 두 가지 AI 기능을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멀티 AI'를 강조했다. 온디바이스 AI인 '그램 챗 온디바이스'는 사용자의 PC 사용기록이나 저장된 파일 기반으로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노트북 내에서 AI 연산을 수행한다. 작업 도중 실수로 지워진 데이터도 AI가 기억해 다시 보여주는 '타임 트래블' 기능이 대표적이다.

개인 캘린더, 메일 등의 서비스와도 연동해 일정을 관리해주는 AI 비서 역할도 한다. 또 GPT-4o 기반으로 AI가 사용자 질문에 답을 제시한다.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시리즈2'를 탑재해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가벼운 노트북은 성능이 좋지 않다는 틀을 깬 것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북5 프로의 경우 시청횟수 자체가 높진 않았지만 복수의 공식 온라인 파트너사들이 여러 차례 라이브를 진행했다. 카카오쇼핑 라이브에서 비교적 높은 시청횟수를 기록했다. 지난 15~16일 진행된 갤럭시북5 프로 라이브에선 누적 시청횟수가 14만5000여회로 나타났다.

갤럭시북5 프로는 궁금한 이미지나 텍스트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AI 셀렉트' 기능을 갤럭시북 중 최초로 탑재했다.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을 기반으로 한 AI 업스케일링 '사진 리마스터' 기능도 지원한다. 오래된 사진을 정교하게 보정하고 저화질 이미지를 고화질로 변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갤럭시북5 프로도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시리즈2'가 사용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 플러스 PC 기능은 추후 업데이트를 거쳐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노출효과가 높은 플랫폼에서 같은 날 '홍보전'을 벌이기도 했다. 네이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을 한 면씩 차지하고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하루 동안 120만회 이상 노출 가능한 네이버앱 전면 광고 상품인 '쇼케이스 광고'를 통해 자사 'AI 노트북'을 내세웠다. 새학기를 맞아 각종 특하 혜택을 제공하는 '갤럭시 아카데미 페스타'를 이용해 AI 노트북을 구매하라는 취지의 광고다. LG전자는 바로 옆 화면 '쇼핑투데이' 영역 내 '오늘의 팝업' 판을 차지했다. 이곳에서 2025년형 LG 그램 프로 출시를 알렸고 네이버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가를 제시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갤럭시북5 시리즈'의 'AI 셀렉트'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노트북으로 고가 제품군의 틈새시장을 파고든 곳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만3800대를 팔아치운 베이직스다. 베이직스는 카카오쇼핑 라이브에서 30만~50만원대 노트북 3종을 선보였다. 전날 오후 8시30분 시작된 이 라이브는 3만7000여회의 시청횟수를 올렸다.

베이직북 시리즈는 2019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총 15만3800여대가 팔렸다. 30만원대 '인강(인터넷강의)용'뿐 아니라 60만원대 '전문가용' 노트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20대가 베이직북 시리즈를 많이 찾는다.

새 학기를 앞두고 노트북 대전이 벌어지는 이유는 이 시기에 IT 가전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국내 한 주요 가전양판업체에 따르면 IT 가전 연간 매출 중 약 25%는 매년 1~2월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노트북을 구매하기 전 공통적으로 '정품 윈도우'가 포함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0만원가량 하는 정품 윈도우가 포함된 노트북일 경우 보안·기능 업데이트를 꾸준히 받을 수 있는 데다 AI 코파일럿을 사용할 수 있어서다.

휴대성도 중요 체크포인트 중 하나. 전자랜드에 따르면 노트북을 들고 이동하는 일이 많은 사용자는 무게가 1.5kg 이하인 제품을 사야 부담이 덜하다. 2.5kg가 넘는 제품은 고사양 작업을 위한 게이밍 노트북인 경우가 많다.

노트북의 주된 용도도 파악해야 한다. 새학기를 앞둔 대학생이 학습용으로 쓴다면 가성비 노트북만으로 충분하다. 영상·디자인 편집 등 업무용 노트북을 찾는다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멀티태스킹을 고려해 램(RAM) 용량도 넉넉한 모델을 찾아야 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스트리밍 게임을 즐기는 용도일 땐 화면 크기, 해상도 등을 따져보고 사면 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