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300억 손해"…'지진 리스크' TSMC, 웨이퍼 6만장 손상

대만 타이난, 규모 6.4 지진
TSMC 직원들 대피 후 복귀
현지 매체 "지진 피해 심각"
TSMC "모든 공장 가동중"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가 최근 대만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TSMC는 앞서 "모든 공장이 가동중"이라고 밝혔고 업계에서도 심각한 피해를 입진 않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시보 등 현지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남부 타이난 지역에서 사흘 전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TSMC 공장 피해가 상당하다고 24일 보도했다. 지난해 4월 규모 7.2 강진으로 입은 피해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르면 타이난에서 12인치(305mm) 웨이퍼(반도체 제조용 실리콘판) 제품을 생산하는 14 팹(반도체 생산공장)과 18 팹에서 웨이퍼가 각각 3만장씩 손상됐다.

18 팹 보다는 14 팹에서 웨이퍼 손상이 더 심각한 상황. 18 팹은 첨단 3나노, 5나노 공정 제품을 생산하고 14 팹은 성숙 공정 반도체(자동차·가전 등에 쓰이는 범용 반도체)를 만든다.

웨이퍼 손상 물량이 추가돼 6만장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 피해 현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엔비디아, AMD, 인텔 등에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지난해 2분기 총이익률은 당시 지진 피해 여파로 0.5%포인트 감소했다. 공장 가동 중단, 웨이퍼 손실 등에 따라 9200만달러(약 1318억원) 규모의 손해가 발생했다. 대만에 공장을 둔 마이크론의 D램 생산량도 감소했다.

하지만 TSMC 자체적으로는 이번 지진이 지난해 강진보다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지진 발생 이후 "용수·전력 공급과 작업장 안전 시스템은 정상 작동하고 있고 모든 공장이 가동중"이라며 "세부 검사·충격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선 팹 가동 중단이 불가피할 땐 경쟁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국내 업체 입장에선 TSMC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제품 공급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TSMC는 지진이 발생하자 직원들을 대피시켰고 이후 피해 여부 조사를 거쳐 복귀시켰다. 또 생산 능력을 복구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을 투입했고 추가 팹 건설 현장에서도 공사가 재개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진 발생 지역 인근 팹은 심각한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한 장비 손상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