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인 줄 알더라"…'우클릭' 이재명에 쏟아진 화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성장과 기업,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기본 사회'를 대표 정책 브랜드로 키워온 이 대표의 파격 변신인 셈이다.

24일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한 과거 발언을 소환하며 비판에 나섰다. 전날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면서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했다. 그는 '기본사회 정책'에 대해서도 "지금은 (부를) 나누는 문제보다 만들어가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구체적인 성장 방법론에 대해선 '민간 주도 정부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인 시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며 "정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에서 '민간 주도 정부 지원'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와 관련해선 "트럼프 정부를 맞아 한미동맹의 강화, 전략적 경제파트너십 강화가 더욱 중요해졌다"라고도 했다. 이러한 그의 발언에 국민의힘은 그가 지난 2021년 한 발언을 고리로 비판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오죽 답답했으면 느닷없는 신년 기자회견까지 열어 자신이 목숨처럼 여기던 기본 사회 공약까지 철회하고, 성장을 앞세운 탈이념 실용주의를 천명하는 '보수 코스프레'를 했겠나"라며 "또 한 편의 거짓말 쇼"라고 썼다.

김 의원은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며 국민을 기만했고, 위성정당 금지를 공약해 놓고선 지난 총선 때 위성정당을 만들었던 사람 또한 이재명"이라며 "이 대표의 반복된 상습 거짓말은 역대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사를 사칭해 유죄판결을 받은 전과자이고,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수없이 말해놓고선 정작 자신의 불체포특권은 포기하지 않은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과거 '존경한다고 하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고 했던 것처럼 '한미동맹 강화하자고 하니까 진짜 강화하는 줄 알더라'고 또다시 말을 바꾸지 않길 바란다"며 "중요한 건 말이 아닌 행동이다.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행동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패러디가 쏟아졌다. 이 대표의 회견을 본 이들은 "우클릭한다고 하니까 진짜로 우클릭하는 줄 알더라", "한미동맹 강화하자고 하니까 진짜 강화하는 줄 알더라", "정치 보복하면 안 된다고 하니까 진짜 안 하는 줄 알더라", "기본소득 철회한다니까 진짜인 줄 알더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의문을 표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